제주도 이야기

새연교 봄밤의 풍경

Chipmunk1 2023. 3. 26. 00:00

2023. 03. 20.

가 본 곳을 또 간 거냐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웃기도 하지만
금년에도 어느덧 세번째
습관처럼 찾아온 새연교

서귀포항을  내려가는  찻길에서
멀리 낯익은 불빛이 반짝일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렘으로 가득

주황불빛 융단이 깔린 새연교를 건너면

상큼한 밤공기가 달콤도하고
새로이 단장된 새섬 산책로가
지나간 추억들을 되살려준다

서귀포항의 야경에 취해
무념무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새섬의 중간지점

새섬둘레길  끄트머리에서
현란한 새연교의 밤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부스럭 소리에 놀라 길섶을 보니
새끼고양이도  밤마실  나와있다

아쉬운 새섬 둘레길이 끝나갈 즈음
새연교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들
노란 유채꽃이 새연교를 추앙한다

어느덧 새연교가 조금씩 가깝게 보이는 것은
새연교와의 짧은 만남이 끝나고 있다는 반증

오롯이 등 뒤에 새연교를 남겨둔 채로
총총총  깊어가는 봄밤을  빠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