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8

4월의 봄 천등산 봉정사

2824. 04. 20.사월 초파일 연등행사 준비가 한창인 봉정사 큰 기대는 없었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봉정사 일주문도 만세루도 대웅전도 극락전 까지도 천등산에 우뚝 선 천년고찰 세계유산 봉정사일 년 여의 긴 보수공사를 끝낸 정갈한 만세루 산뜻한 산철쭉에 사방팔방 둘러싸인 만세루 봉정사의 랜드마크라 할만한 웅장한 만세루 사월의 봉정사 만세루와 산철쭉의 멋진 만남대웅전과 극락전 앞뜰에는 작약 꽃몽오리가 한껏 부풀어 금방이라도 피어날듯한 자태로 이슬을 머금은 채 사월의 봄을 무르익게 하고 유월이 되자마자 활짝 웃으며 반겨주겠지요작약과 작약사이 뱀딸기꽃이 군락을 이루고금낭화와 매발톱꽃 사이엔 백선이 올라오고단발머리 여학생을 떠오르게 하는 금낭화와자줏빛 매발톱은 대웅전과 극락전을 향해서 합장을 하며 공손하게 머리..

봄 이야기 2024.04.24

4월의 봄이 익어가는 영산암

2024. 04. 20.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십 대 정원 봉정사의 영산암 재작년 가을부터 작년 가을까지 일 년여 긴 시간을 수리하느라 분주하더니 이제는 온전히 예전모습 예전 분위기로 봄을 시작하는 영산암이 궁금하여 봉정사에 들를 여유 없이 영산암으로 직진합니다정원으로 들어가는 우화루의 아담한 통로를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나한전 앞 정원에는 산당화 아씨 개화를 시작했고 작약은 꽃몽오리 예쁘게 만들고 큰꿩의비름은 꽃을 피우기 위해 연두잎을 만들고 종지나물은 하나 둘 꽃을 피우며 사월을 즐깁니다간간히 새소리에 스치는 바람이 잠시 머물다 떠난 한적한 영산암 정원에 덩그마니 서서 이른 아침에 관심당 우화루 대청마루를 싹싹 빗질하는 스님의 부지런함에 살짝 미소 지으며 사계절이 아름다운 영산암의 무르익어가는 사월을 뇌..

여행 이야기 2024.04.23

석탄일에 월영교의 아름다운 밤풍경을 스케치합니다

월영교의 화려한 밤이 시작되고 석가탄신일을 축하하는 빗방울 잠시 내려오다 월영교의 황홀한 밤풍경에 잠시 멈춰 구경합니다. 어느덧 작약은 작별을 준비하고 접시꽃이 화려하게 찾아옵니다.석탄절 연휴를 맞아 월영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반달배는 쉴 새 없이 월영교를 향합니다.월영교 교각을 줄지어 통과한 반달배들이 삼삼오오 줄지어 석탄절의 밤을 훤히 밝힙니다.데칼코마니가 돋보이는 월영교의 밤은 말없이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월영정 가는 길은 시끌벅적 정겹습니다민속촌 초입의 광풍정 앞 작은 연못에는 석탄일을 축하하는 색분수가 춤을 추고 석탄절의 밤은 속절없이 깊어만 갑니다.

봄 이야기 2023.05.28

안동 봉정사의 석탄절 언저리 풍경을 스케치해 봅니다

2023. 05. 22.석가탄신일이 다가올수록 산사는 바빠지는 듯합니다. 경내에 화려하게 매어 달린 연등은 보름 전과 비슷한데 어쩐지 정돈된 듯한 느낌은 아마도 기분 때문이겠지요.극락전 앞 정원의 매발톱들이 마치 정원의 연등처럼 보이니 이 또한 기분 탓이려니 합니다.보름 전만 해도 겨우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던 작약이 어느새 떨어지는 꽃잎도 곧 터질듯한 꽃몽우리도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아침예불을 위해 앞서서 종종걸음 하던 스님이 바삐 극락전 돌계단을 오릅니다.온갖 새소리가 산사를 깨우고, 대웅전과 극락전에서 울리는 목탁소리와 굵은 염불소리가 속세의 번뇌를 끊으라 합니다.이른 아침 외로운 고양이 한 마리가 산사에서 아침을 해결하지 못한 듯 담장너머 길가에, 초라한 모습으로 깊은 고뇌..

봄 이야기 2023.05.26

안동의 작약(2) - 안동시 예안면 인계리 작약밭

2023. 05. 24.안동시 예안면 인계리에는, 지금은 폐교된 인계중학교 (안동중학교 인계분교) 앞에 표지판도 없고, 도로변에는 주차되어 있는 차량 한 대 없이 적막강산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인기척조차 없는 텅 비어있는 산골마을 중심에 돌보는 손길도 없는 듯 보이는 비교적 너른 작약밭이 있습니다.특별한 관심 없이 지나가면 도로아래 작약밭이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찾기 힘든 곳에 있기에, 관할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인계중학교 앞 도로변에 주차하고 건너편 도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단 정보를 얻은 후에 청량산이 있는 봉화로 넘어가기 직전의 쓸쓸하다 못해 황량해 보이는 산골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인기척은 없는데, 어디선가 스피커에서 흥겨운 노랫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집니다.자그마한 교회가 있는 좁은 도..

꽃 이야기 2023.05.25

안동의 작약(1) - 낙동강변

언제부터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안동금계국테마파크 초입에 조성된 작약꽃밭에는 다양한 종류의 작약이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단 우스꽝스러운 속담이 들어맞는 듯 눈 뜨기조차 불편한 강변 뙤약볕 아래 작약이 환하게 웃고 있다.야리야리한 작약꽃잎을 관통한 봄볕이 작약꽃 빛깔을 한층 선명하게 밝혀주니 세상은 온통 작약이 뒤덮고 있는 듯하다.형형색색 세상의 온갖 작약을 한꺼번에 모아놓은 듯 눈부신 작약의 함박웃음에 눈이 간다.너무 강한 봄볕은 작약 한송이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게 하고, 게슴츠레 뜬 눈으로 대충 담은 작약도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중간중간 숨어있는 화려한 겹작약 꽂을 사진으로나마 한 곳에 모아보는 기쁨은 낙동강변 꽃밭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삼삼오오 모여 정담을 나누고 있는 듯 ..

꽃 이야기 2023.05.19

지금은 작약(芍藥)의 시간입니다.

이름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작약은 원산지가 중국이고 약재로 재배된 함박꽃인데 언제부턴가 모란과 나란히 모란이 지고 나면 만개하는 관상용 꽃으로 찾아옵니다.모란의 잎은 끝이 세 갈래로 나뉘지만 작약은 독야청정 한 잎 한 잎 늘씬하게 오로지 꽃몽우리 하나만을 떠받들고 모란이 꽃봉오리를 하나둘 만들 즈음 야무진 모습으로 단단한 꽃몽우리를 하늘 하늘한 줄기마다 하나씩 매달고오월이 시작되면 한 겹 한 겹 초록빛 외투를 벗어던지고 곱디고운 속살을 가슴 설레게 봄볕에 내맡기기 시작하니부지불식간에 탐스런 꽃몽우리를 사랑스럽고 가슴 벅차게 키우면서 봄의 절정에 올라, 봄의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작약의 매력에 흠뻑 빠집니다.모란이 떠나간 빈자리를 작약이 빈틈없이 찾아와 우리의 봄을 완성하면서 다가오는 봄과의 이별을 차분하게..

꽃 이야기 2023.05.13

사납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벽 산사에서 만끽한 봄

2023. 05. 06.천삼백여 년의 긴 세월 속에 대웅전(국보 311호)을 비롯해서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가장 오래된 극락전(국보 15호, 두 번째 오래된 목조건물은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등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한 안동 천등산의 봉정사는 법주사, 통도사, 대흥사, 선암사, 마곡사, 부석사등 세계유산에 등재된 나머지 6개 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담한 산사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나, 고금당과 범종각과 석조여래좌상, 그리고 삼성각 등 오랜 세월을 지켜낸 불교 유산들 또한 잘 간직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개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유독 유교의 전통이 깊은 서원들이 즐비한 안동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사찰이라고..

봄 이야기 20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