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17

담양 소쇄원(瀟灑園)의 산수유가 필똥말똥 하더이다

아침저녁으로 한파가 여전하고 태백산맥 너머에는 폭설이 내려 이 땅 위에 봄이 오기가 어려운 듯 특히 이번 봄은 유독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산골짜기 담양의 소쇄원 담장 위의 산수유가 깜찍하게 노란 속살을 드러냅니다 언제 꽃 펴도 이상하지 않을 산수유 심산유곡 소쇄원엔 겨울의 흔적도 없이 봄기운만 완연하니 산수유가 필똥말똥 새봄을 재촉합니다.

봄 이야기 2023.02.26

눈비 그친 희뿌연 아침풍경

늦은 밤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녘엔 눈으로 바뀌고 아침나절에는 비가 되어 장미 열매를 적셔줍니다 바짝 마른 산수유 열매가 무엇이 그리 미련이 많아 자식 지켜보는 어미같이 온몸이 부서져라 견디고 노란 산수유 꽃몽우리가 터질 듯 터질 듯 만개할 듯 투박한 외투를 벗습니다 옹기종기 온기를 나누는 비에 젖은 꽃몽우리 무리 점점 색을 내기 시작하고 수줍은 명자아씨 발걸음 종종거리며 다가옵니다 만개할 듯 말 듯 애태우는 청매화꽃몽우리 아씨들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고 막바지 봄마중 단장으로 희뿌연 아침을 보냅니다

봄 이야기 2023.02.11

봄은 어디쯤 오고 있나요?

남쪽에서부터 시작된 봄인데 지금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 미세먼지는 아직도 극성인데 궁금해진 마음을 가누지 못해 남한강 줄기 도도하게 흐르는 여주 신륵사로 그냥 떠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서 구석구석 기웃기웃 혹시라도 어디엔가 매화아씨 하나라도 피어있나 찾는 희망 여지없이 깨어지니 서운한 맘 다독이며 강변 따라 뒷걸음질 입장권의 잉크물이 다 마르기도 전인데 조급해진 작은 마음 영릉으로 향합니다 호젓해진 마음으로 영릉(英陵)을 지나 영릉(寧陵)에 와도 자그마한 봄꽃하나 찾아보지 못하고서 전전긍긍 둘러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천 산수유 마을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말라비틀어진 열매 앙상하게 남은 줄기 노란 꽃은 고사하고 꽃몽우리 하나 없는 거무죽죽한 산수유 아직 봄꽃이 오기엔 봄이 멀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 이야기 2023.02.09

입춘(立春)의 대명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떠오르는 이른 아침 나의 斷想

절기상으로는 분명 봄이 왔건만,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심술굿은 겨울 한파가 떠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니, 몸과 마음으로 체감되는 봄은 아직도 창문 너머 멀치 감치 떨어져 있는 듯합니다. 겨우내 꽃이 핀 채로 봄을 기다리는 장미의 모습을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일상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예비신호가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산책길에서 마스크를 굳건히 착용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은, 아직도 우리들 마음속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으니, 아직도 한참을 그대로 유지할 듯싶은 겨울장미의 시들은 저 모습이 춘래불사춘의 또 다른 유형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산수유 열매가 가을을 지나 겨우내 저리 매달려 있으니,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되고 싶은 ..

나의 생각 2023.02.04

밤새워 내리고 오후 까지 내린 눈속의 은빛 세상에서 낭만을 담아 모은 겨울스케치

2023. 01. 26. 설명절 연휴 마지막 날, 제주도를 고립시켰던 폭설이 찾아온 지난밤부터 쉴 새 없이 이른 오후까지 눈이 내려 메마른 나무수국꽃송이 위에도 사랑의 심벌을 예쁘게 만들어 놨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제설작업이 쉴 새 없이 진행되고 있건만, 야속하게도 겹겹이 싸이는 눈은 발목 위까지 수북하게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 맞을 채비에 여념 없이 수분을 끌어올리던 철쭉 새순 위로 눈꽃이 하얗게 피어있고, 노란색 장미 씨앗통 위에 목화솜처럼 덮여있는 눈이 조금씩 생명수를 씨앗에 공급하며 아름다운 노란 장미의 개화에 일조하고, 눈 쌓인 가지 끝에서 상큼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는 매화나무의 작은 꽃망울이 한층 청아한 모습으로 눈구경을 하는데, 작년 봄부터 매달려 온 매실이 지난여름의 폭우와..

겨울 이야기 2023.01.27

혹한과 폭설속에서도 의연하게 움트는 봄의 전령사들을 대하는 나의 단상(斷想)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기임에도 불구하고, 산당화(명자꽃)는 입춘을 십일 남겨놓고 피 끓는 젊음의 화신 같은 정염(情炎)의 빨간 꽃망울을 매혹적으로 맺고 있습니다. 이십일 전쯤 제주의 한라수목원에서 활짝 폈던 봄의 전령사 매화도 올겨울 최고 낮은 기온임에도 아랑곳 않고 입춘에 맞춰 개화할 채비를 서두르는 듯싶습니다. 늦여름부터 가을지나 겨울까지도 열정적인 빨간 빛깔을 지켜내는 산수유 열매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노란 꽃망울이 조금씩 속살을 들어내면서 연일 이어지는 혹한 속에서 의연하게 봄을 기다립니다. 하나둘씩 뽀얀 솜털에 쌓인 백목련 몽우리가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도 송곳송곳 봄마중 채비에 바지런을 떨고 있습니다. 어쩌면, 입춘을 코앞에 두고 몰려온 한파와 폭설이 계절의 흐름을 역행하는 훼방꾼..

겨울 이야기 2023.01.26

최강 한파속에서 눈부신 햇살을 받는 휴일 아침이 무한 행복한 나의 단상(斷想)

음지(陰地)가 있으면 양지(陽地)가 있고, 슬픔(悲哀)이 있으니 기쁨(喜樂)도 있는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따뜻한 봄이 되어야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찬바람이 불어야 피는 동백을 보라. 사시사철 쉬엄쉬엄 꽃이 피는 장미를 보라. 폭염속에 피었다가, 가을을 지나 한겨울에도 떠나지 못하는 흰눈속의 메리골드를 보라. 한겨울에 노란 꽃망울을 틔우다가 봄이면 온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초여름 부터 열매를 맺어 여름내내 빠알갛게 익어가는 산수유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삭풍이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빠알간 열정으로 새로운 꽃망울이 진눈개비를 맞아 보석처럼 반짝일때 까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시들지않은 희망을 보라. 이른 봄이면 파릇파릇 싱그러운 새싹이 돋아, 늦은 여름이면 열흘정도 만개하는 보랏빛 맥문동이 가..

나의 생각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