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봉 21

고불매 꽃망울의 봄

2024. 03. 07.장성 백암산 백학봉 아래 백양사에는 삼백오십년 모진세월을 굳건히 지킨 고불매가 꽃망울을 터뜨리려 벼르고올망졸망 불그스레 옅은분홍 꽃피우려 입춘지나 우수넘고 경칩맞아 봄이되니 예외없이 삼말사초 축제의날 다가온다붉은껍질 한겹두겹 봄볕아래 벗어두고 고불매는 변함없이 천년고찰 바라보며 복잡다단 사바세계 분홍자비 물들이고직박구리 새둥지도 품어안은 고불매여 삼백여년 격동속의 인간세상 가엾다면 三末四初 만개하여 새희망을 안겨주오

봄 이야기 2024.03.12

백암산 백양사 홍매(紅梅)

2024. 03. 07.인적도 뜸한 백양사 서쪽 비탈진 언덕위에 보란듯 활짝 홍매화 웃고 봄볕이 내리쬐는 백양사 뜰엔 봄기운 가득 봄내음 진동하네대웅전을 내려보다 백학봉을 올려보니 삼라만상 여기저기 봄바람에 살랑살랑 파안대소 홍매화는 짙은향기 흩날린다백양사의 팔층석탑 홍매화가 감싸앉고 아침해가 넘어오는 동쪽산정 빛줄기에 달아오른 홍매화가 백양사를 밝혀주네백학봉을 올려보고 활짝웃는 홍매화가 세인들의 눈을피해 비탈길에 서있건만 때가되면 만개하여 봄소식을 전해주고대웅전을 바라보는 홍매화의 수려함에 봄기운이 살랑살랑 백양사를 에워싸니 사바세계 근심걱정 잠시잊고 無我之境

봄 이야기 2024.03.11

장성 백암산 백양사에도 시나브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일교차가 심한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간절기지만, 백학봉 아래 호남불교의 요람 천년고찰 백암산 백양사에도 봄기운이 살랑살랑, 나그네의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에 시나브로 온기가 더해지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아침 햇살이 내리 비추니 갑자기 몰려오는 때 이른 춘곤증에 아무 데나 누워도 꿀잠이 올 듯합니다.일광정 앞에 약수천을 가둬놓은 작은 호수에 햇살이 가냘픈 윤슬을 만들고, 한 달 전만 해도 얼음으로 두텁게 덮여있던 가상자리에는 파릇파릇한 기운이 감돌아, 어느새 봄이 멀리 보이는 백학봉 까지 진격한 점령군이 되어 척후병을 미리 보내온 듯합니다.양떼구름이 살짝 머물고 있는 백학봉이 포근히 감싸 안은 쌍계루가 오늘은 완전체의 쌍둥이처럼 그림 같은 데칼코마니를 만들며, 얼어붙어있던 약수천 맑은..

봄 이야기 2024.03.01

입춘을 바라보는 백양사의 겨울풍경

2024. 01. 29.아직은 봄이 요원하기만 하건만,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막바지로 다녀간 입춘을 불과 일주일 남긴 백양사 가는 길은 눈이 거의 녹아있으나, 일광정 앞 약수천 작은 호수 가상자리에는 얼음이 그대로 남아있는 채로 흐릿한 아침하늘 사이로 파란 하늘이 조금씩 새어 나오고, 백학봉의 데칼코마니가 아쉬운 대로 푸른 하늘 틈바구니에서 약수천에 내려앉고, 일기예보는 일교차가 15도를 상회한다 하니, 따스한 봄기운이 시나브로 찾아올 날도 머지않았다 싶습니다.일광정 앞 호수에 살던 오리 떼들이 쌍계루 앞 호수로 놀러 온 듯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니, 이 또한 백양사의 특별한 겨울풍경이 아닌가 싶습니다.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쌍계루 다리를 건너 백양사 경내로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몸도..

여행 이야기 2024.02.13

가을의 정취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백양사의 초겨울

2023. 12. 02.애기단풍을 만나러 오리라 마음먹은 지 오래 건 만 이 핑계 저 핑계로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서야 백양사를 찾습니다. 지난 9월 초, 백양꽃을 만나러 온 지 정확히 세 달 만에 찾은 백양사는 아직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숨 쉬고 낙엽은 바싹 말라서 작은 바람조차 이겨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나뒹구는 백양사 가는 길이 많이 쓸쓸해 보입니다. 더군다나, 사흘 전 불교계를 쥐락펴락 하면서 사바세계를 구하기보다는 더욱더 혼돈스럽게 만들던 승려가 화마 속에서 국가 정보기관에서 수사할 정도의 커다란 의문을 남긴 채로 입적을 했고, 백양사 일주문 현판 아래에는 조문 현수막이 가뜩이나 호젓한 초겨울의 아침을 무겁게 만들고 흐릿해서 우중충한 날씨가 을씨년스럽기 조차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

여행 이야기 2023.12.15

내장산 국립공원(4)-백양사 (백양사의 가을을 그리며)

2023. 09. 02.이른 아침 우화정과 내장사 탐방을 마치고, 내장사를 나와 백양사로 가기 위해, 순창군 복흥면으로 올라가는 아슬아슬한 산악도로인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은 깎아지른 듯한 추령로를 조심스럽게 오르면서, 오른쪽에 펼쳐지는 발아래 내장산의 절경은 위험을 감수하고 얻는 덤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밤에는 가끔 멧돼지가 출현해서 차와 나란히 고갯길을 오를 정도로 험준한 산악지대의 정상에서 시작되는 산골 마을을 지나, 최근에 새로 개통된 장성 가는 도로를, 내장사에서 추령로를 올라오던 만큼의 경사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노라면 오른쪽으로 백양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백양사가 비록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엄연히 백양사는 내장산이 아닌 백암산에 있을 뿐만 아니라, 대웅전을 내..

여행 이야기 2023.09.07

🌺장성 백암산 백양사의 수양매화 꽃망울이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습니다🌺

지구촌의 오염이 심각하다 걱정하면서도 기상이변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극단으로 치닫는 전쟁과 민족 이기주의와 시대착오적인 기득권 집단의 고장 난 질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겨울과 작별하고 시나브로 봄이 찾아오는 산사의 담장밑에 빨갛게 익어가는 수양매화의 꽃망울이 (영구동토에 구멍이나 오래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보다 훨씬 강력한 전대미문의 공포로 죽음의 그림자가 되어 되돌아오는 끔찍한 세월을 경고하는 징조들이 서서히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지각판의 리셋으로 여섯 번째 지구의 대멸종에 직면해 있건만) 쓰라리다 못해 시리고 아리고 아픈 가슴을 (배앓이로 칭얼대는 어린아이의 작은 배를 아이가 잠들 때까지 정성을 다해 쓸어주던 연약하지만 강한 어머니의 따스한 온기로) 쓸어 주려는 듯..

봄 이야기 2023.03.03

꽃은 정직합니다

적당한 기온과 알맞은 햇살만 비춘다면 꽃은 언제 어디서나 활짝 웃고 있지요. 일월초에 제주에서 처음 본 매화가 장성의 백양사에서는 일부 피기 시작했지만 광교산 자락에서는 아직 춘래불사춘에 어울리게 오랫동안 파란 꽃망울에 조금씩 하얀 속살만 키우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이래로 피기 시작한 제주의 동백이 이제는 점점 시들고 있지만, 장성 백양사의 대웅전 오른쪽 언덕에 서있는 동백은 금세라도 터질 듯 부풀어 있습니다. 삼월의 끄트머리가 되면 고불매와 함께 만개할 동백을 기다리며 백양사의 봄기운이 조금씩 조금씩 약수천을 타고 백학봉으로 올라가면서 동백의 꽃봉우리를 톡톡 건드립니다. 아직은 미완인 동백과 새벽 한파를 녹인 아침햇살이 쏟아지는 백양사 동백 언덕에서 봄을 찾아봅니다.

봄 이야기 2023.03.01

산사(山寺)에 피기 시작한 청매화가 봄을 알립니다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청매화는 아직 차가운 산사의 밤공기에도 아랑곳 않고 하나둘 톡톡 터지니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나 봅니다. 경내 고불매 옆의 키 작은 청매화 와는 달리 대웅전 오른쪽 언덕배기 커다란 동백나무옆 청매화나무에는 여기저기 앙증맞은 매화가 한송이 두 송이 숨바꼭질 하듯 시야에 들어와 거무죽죽한 언덕배기 숲을 화사하게 바꾸며 봄기운은 약수천을 거슬러 올라 백학봉 위로, 겨울은 거역할 수 없는 계절의 흐름에 쫓기어 하릴없이 시절을 봄에게 맡기고 떠나갑니다.

봄 이야기 2023.02.28

새벽 한파(寒波)속, 여명(黎明)을 뚫고 백암산 백양사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하다

여명도 없는 깜깜한 새벽녘에 백양사의 일주문을 통과하여 텅 빈 주차장서 여명이 밝기를 기다리다 무심코 길을 나선다 호젓하고 어스름한 약수천변은 어느새 쌍계루 앞으로 인도한다 살얼음이 살짝 비치는 약수천에 흐릿하게나마 백학봉과 쌍계루가 습관처럼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거슬러 온 약수천 끄트머리에서 부터 붉은 기운을 가득 안고 먼동이 터온다 대웅전을 우회해서 청운정 작은 연못 속에서 백학봉의 데칼코마니를 맞는 행복은 언제부턴가 루틴이 되었다 회색빛 백학봉을 비추는 아침 햇살이 영하 칠 도를 밑돌던 동장군의 기세를 단번에 밀어내니, 대웅전의 뜨락으로 봄기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고 대웅전 뒤뜰 석탑 주변에 피었던 가을꽃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가을에 이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백학봉의 심란스런 마음속에서 거역할..

봄 이야기 202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