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13

4월의 봄에 내장산과 회문산에서 만난 들꽃님(중의무릇, 산자고, 얼레지, 꿩의바람꽃)

2025. 04. 04 ~ 04.12.4월 4일부터 4월 12일까지 아흐레 동안 내장산과 회문산에서 만난 귀한 들꽃들 중 일부를 정리해 봅니다.먼저, 4월 4일, 아직 꽃샘주위가 여전한 내장산 생태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한참 만개한 현호색과 개별꽃 군락에서 연둣빛의 노란색, 마치 멀리서 보면 꽃모양을 한 이파리 모양의 중의무릇이 이름 그대로 습한 계곡 가까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서양사람들이 '베들레헴의 노란 별(yellow star of Bethlehem)'이라 부르는 영어 이름이, 물기가 많은 곳에서 피는 꽃이라 이름 지어진 중의무릇보다는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서양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우리는 환경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둘 다 제법 잘 어울리는 별 같은 들꽃이 아닌가 싶..

꽃 이야기 2025.04.16

첫눈 내린 내장산

2024. 11. 29.내장산 근린 상가단지를 지나 오른쪽 추령길로 접어들어 내장산 허리를 돌아 중턱을 넘어 잠시 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만추를 맞은 내장산이 폭설로 시작한 첫눈에 때마침 운무가 골짜기 사이사이를 메우고, 고만 고만한 산봉우리는 운무와 흰구름과 첫눈이 어우러져 누가누가 더 순수한지 경쟁을 합니다.운무와 흰구름과 하얀 첫눈 사이사이에는 아직 사그라지기를 거부한 단풍들이 내장산의 만추를 거뜬히 지켜냅니다.산골짜기 저 편에는 우화정과 내장사가 운무에 파묻힌채로 서서히 가을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온은 아직 까지 가을인데, 산야는 하얀 눈에 뒤덮여 겨울이 빨리 온듯도 싶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2.06

만추의 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에는 봄이 함께있었다

2024. 11. 25.내장사 일주문에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 가파른 산비탈길 서래봉 가는 길목의 벽련암 가는 길 양편에는 곱디고운 애기단풍잎들이 누군가가 일부러 사진을 찍으려 인위적으로 연출이라도 해놓은 듯 가지런하고 촘촘하게 떨어져 쌓이고, 산속은 온통 단풍 든 나무들이 만추의 내장산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습니다.암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규모의 벽련암에도 어느덧 가을이 막바지 떠날 채비를 마친 듯,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날려 발아래 휘리릭 떨어져 쌓이고, 흰구름이 사랑방인양 걸터앉아 있는 서래봉을 푸른 하늘이 선명하게 눈앞 가까이 데려다줍니다.이른 봄부터 담장아래 피기 시작한 자색달개비가 여름을 지나고 가을의 끝자락에서도 면면히 피었다 지었다를 반복하기에 벽련암에는 아직..

여행 이야기 2024.12.04

벽련암의 어색한 가을풍경

2024. 10. 17.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은 웬만한 사찰에 비해 규모면이나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암자인 것이 의아한 암자임에 틀림이 없지 않나 싶은 아름다운 고찰급의 암자입니다.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가을이 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봄과 여름과 가을이 혼재된 듯 보입니다.진공당 뜰에는 채 지지 않은 철쭉이 미려하게 꽃을 달고 하늘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고,담장 아래 자주달개비 꽃밭에는 봄에 피었던 꽃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호리꽃등에 한 마리가 자주달개비꽃을 희롱하고 있으니, 봄이 오나 착각하게 합니다.뿐만 아니라, 봄의 전령사 산당화(명자꽃)가 봄이 오고 있다고 빼꼼히 고개를 들고 진공당 뜰에 서있고, 연못을 내려다보고 서있는 여름꽃 꽃무릇이 여전히 참사랑을 갈구하고 있습..

여행 이야기 2024.10.19

내장산 단풍 축제 이틀 前

2024. 10. 17.내장산 단풍 축제 시작 이틀 전, 단풍터널은 여전히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내장사 경내에 서있는 나무들은 조금씩 물들어 가고, 대웅전 공사는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장산 계곡 산책길을 지나면서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들을 담아봅니다.누리장나무 열매의 색감은 짙어지고 다섯 장 꽃받침은 단풍에 버금가는 색감으로 익어갑니다.우화정 주변에도 시나브로 가을이 내려앉고 있습니다.애기단풍도 서서히 붉어지고 있는 내장산의 애기단풍은 11월 초가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10.18

내장산 계곡길 제주상사화

2024. 08. 28.내장산 계곡을 옆에 핀 백양꽃을 따라서 5리 길을 걷다가 언뜻 황미백색의 못 보던 상사화 군락과 맞닥뜨리고, 백양꽃을 잠시 뒷전으로 미뤄두고 제주상사화와 꿈같은 시간을 보냅니다.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제주에서 처음 자생한 토종 제주상사화가 이제는 전국 각지로 세를 넓혀서, 제주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양평의 세미원 백일홍 꽃밭 옆에도 지금쯤 십여 그루 꽃을 피우고 있겠지 싶은데, 생각지도 못했던 내장산 계곡 옆의 제주상사화군락은 더 이상 백양꽃 때문이 아니라, 제주상사화가 궁금하여 8말 9초에 내장산 계곡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24

내장산 계곡 골짜기 백양꽃

2024. 08. 28.백양사 약수천 계곡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백양꽃이 백학봉 너머 내장산 계곡에서도 자생하고 있음을 작년에서야 알았다까딱했으면, 백양꽃 자생단지가 백양사 약수천 계곡에만 있다고 알고 먼 길을 떠날지도 모를 뻔했는데, 옛 어른들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언듯 떠오른다. 저승에 가기 전에 내장산 계곡에서 자생하는 백양꽃(가을가재무릇)을 볼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처음 백양꽃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만일 내장산 계곡에서 백양꽃을 처음 발견했다면, 백양꽃은 내장꽃으로 불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내장산 계곡의 백양꽃들이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독특하게도 예닐곱 종류의 상사화 중에..

여행 이야기 2024.09.21

벽련암(내장사지/벽련사지)

2024. 04. 02.내장산 최고의 절경 서래봉이 감싸는 백제의 천년고찰 백련사는 내장사로 기록되어 있건만, 부지불식 영은암은 오늘날의 내장사가 되는사이, 백련사 어찌어찌 벽련사 되었다가 벽련암이 되었으니, 백련사의 승려들은 속세를 떠난 진정한 수도승이었지 싶습니다속세의 탐욕 영달을 멀리한 석가모니 부처를 흠모하는 목련은 후광이 되니 백련사든 내장사든 벽련사가 아니라 벽련암이어도 서래봉이 있어 괜찮고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 그깟 이름은 한낱 허상에 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내장사지 되어지고 벽련사지 되어진 자연과 벗하는 고찰 벽련암, 오늘날 내장사가 아닐지라도 병풍 같은 서래봉 아래 고찰 벽련암은 백련사 내장사의 영원한 고향입니다내장사 일주문 통과 전 오른쪽 산비탈 벽련암으로 다람쥐가 ..

여행 이야기 2024.04.12

내장산 우화정 원앙커플

생각지도 않게 오랜만에 원앙과 조우한 우화정 철마다 셀수없이 찾아왔던 우화정에서 처음본 원앙의 화려한 날갯짓에 나그네는 넋을 잃는다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도 바라봐도 괜찮다는듯 한동안 나그네와 눈맞춤을 하며 유유자적 한척 모델이 워킹하듯 바위를 지나 천천히 입수한다잘 어울리는 커플을 한쌍의 원앙같다 평하는지 보기만 해도 이해가 가는 원앙의 다정함에 홀려 우화정 연못을 몆바퀴 돌면서 원앙을 담아본다알뜰살뜰 챙겨주며 사랑을 속삭이는 원앙커플 나그네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지 아스라이 먼 기억속에서 따스한 봄볕아래 흔들리는 윤슬둘이서 놀다 심드렁해지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원앙 한쌍이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더블데이트 친구처럼 연인처럼 다정하게 수인사에 바쁘다내장산 우화정 연못속의 우아하고 다정한 원앙 때로는 암컷에 범..

여행 이야기 202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