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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서귀포항에 떠오른 보름달을 대하는 나의 단상

2024. 12. 15.오랜만에 서귀포항에 왔습니다.보름인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서귀포항의 야경이 그리워 왔는데,무심코 밝은 빛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다 구름에 가려져 마치 반달인 듯이 보이는 보름달을 보았습니다.그런데, 서서히 구름이 벗겨져 가면서 달이 찌그러져 보이기도 합니다.그리고, 한순간 구름이 달 위로 급하게 움직이니, 이번에는 보름달이 위쪽은 구름에 가린 채로 아래쪽만 보입니다.예사롭게만 보아오던 구름에 가린 달이 오늘따라 유독 살얼음 판 위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 주려는 듯싶은 간사한 심정이 동짓달에 뜬 보름달조차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니, 큰 일은 참으로 큰 일인가 봅니다.솔잎에 가린 보름달의 모습이 또한 가시방석에 앉아있지 싶은 대한민국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의 ..

나의 생각 2024.12.19

한라수목원의 겨울풍경

2024. 12. 15.임업시험연구실 건물 뒤에 소박하게 숨어 핀 한라수목원의 동백꽃이 이번 겨울에도 내가 바로 아기동백꽃이라고 직박구리와 수다스럽게 재잘거리고 있습니다.화목원에도 동백꽃이 수목원을 환하게 밝혀줍니다.요란하게 꾸밀 줄도 모르는 한라수목원의 청초한 동백꽃이 고고한 자태로 봄 같은 겨울 속에서 활짝 웃으며, 나그네의 온갖 시름과 걱정을 잠시 녹여줍니다.화목원의 하얀 왜동백나무에도 하얀 꽃이 수수하게 매달려 있습니다.개나리도 봄인양 노란 꽃을 활짝 피우니, 아마도 한라수목원은 봄 맞을 채비가 한창인 듯 합니다.삼지닥나무도 꽃망울이 터질 듯 말 듯, 봄이 머지않았다고, 희망의 봄이 곧 찾아온다고, 아직은 혼란스러운 사바세계도 곧 봄날이 찾아올 거라고 응원해 줍니다.아기사슴 밤비는 아니지만, 하얀..

여행 이야기 2024.12.18

제주로 가는 길

2024. 12. 15.반복되길 원치 않는 혼란스러웠던 시간들로 말미암아, 겨울 여행을 가야 되나 접어야 되나 고민스러웠던 열흘 남짓한 기간이 나그네에게는 내심 갈등과 혼돈의 시간이었습니다.완전하지 않은 채로, 일단은 안심하고 어느 정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아직 완벽하다 하기엔 이른, 넘어야 할 큰 산들이 앞에 놓인 불안한 심정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 준비해 온 제주로의 겨울 여행을 시작하기 위하여 갑자기 몰려온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설렘을 앉고 겹겹이 껴입은 익숙하지 않은 아둔해진 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탑승구가 변경되었다는 안내를 받고, 1층으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드디어 비행기에 올라 선명하게 시야에 가득 들어오는 김포 상공을 날아올라 ..

여행 이야기 202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