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9. 02.
일년이면 서너차례 찾는 곳이다.
봄에도 여름에도 그리고, 가을에도 장미정원에는 장미가 가득하다. 물론, 가을과 겨울에는 봄과 여름에 비해 장미가 풍성하지는 않지만, 장미가 그리운 사람에게는 충분히 아름답고 충만하다.
파아란 가을하늘 아래 짙은 향을 뿜어내는 장미의 향에 넋을 잃는다.
땅을 바라보고 있는 장미를 보고있노라니, 속세를 초월해서 살고있어 겸손하지만, 행복한 이의 삶을 엿보는것 같아 흐믓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해를 바라보고 높은 곳만 지향하는 삶은 어느날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상아닌가.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해를 멀리하고 사는 삶도 나름 괜찮은 삶이 아닌가 겸손한 장미를 보면서 웃는다.
백양꽃을 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만나니 뜻밖이다.
이곳의 붉노랑상사화는 백양사에서 보았던 그것 보다는 제법 군락을 이루고 있다.
물론, 노루목상사화길과 내소사 전나무숲의 붉노랑상사화 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골고루 꽃을 보는 즐거움이 크니 행복이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수생식물들을 보초서고 있는 칸나의 수려함에 눈길이 가고, 아직은 여름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지만, 머잖아 울긋불긋하게 변신하게될 숲이 조금씩 따가운 가을햇볕 아래 조금씩 달궈지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 나비바늘꽃이 금방이라도 날아갈듯 날개를 활짝펴고 비상을 꿈꾼다.
아리연, 황금아리연, 물양귀비와 수련이 높아만가는 가을하늘과 함께 가을을 달군다.
이렇게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의 가을은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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