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세계 4대 해변의 하나가 다낭의 미케비치라 하고, 혹자는 세계 6대 해변의 하나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미케비치가 세계 7대 해변에 손꼽힌다 주장하지만, 어디에서도 공인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케비치는 비가오거나, 일출이 시원찮아 노을만 조금 비추거나, 먹구름이 잔뜩 한을 품고 있거나, 한낮의 찜통 더위에서나 할것없이 여유롭고 자애롭게 인간을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보기드문 멋진 풍광이 그곳에 있었다.
또한, 깜깜한 밤은 밤대로 운치가 있어 사람들의 혼을 쏙 빼어갑니다. 특히, 연인들이 마치 설탕가루 같이 미세하게 고운 해변에 나란히 앉아 맥주 한캔 기울이는 모습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 미케비치의 푸른빛은 신비롭기까지 했고, 지나가는 동남아 청년의 흥에 겨운 노랫소리는 마치 파도소리에 묻히는 주술사의 주문같이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디넓은 미케비치의 넉넉함과 곱디고운 모래들이 잔잔한 파도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면서, 작은 모래성도 쌓고, 제법 높게 모래언덕도 쌓고 있지만, 발목을 지나 무릅에 걸쳐진 바지 끝자락을 간간히 적시며, 한없이 펼쳐진 해변을 걷는 낭만이 보장되는 미케비치의 매력을 표현하기에는,그동안 알고 있던 나의 어휘가 너무나 보잘것 없음에 많이 부끄러웠다.
체감온도가 30도 중반을 왔다갔다하는 더위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그랬는지 이곳 다낭의 즐비한 볼거리를 뒤로하고, 한낮의 휴식을 겸해 이발관에 들러 완전 변신을 시도해 봤다.
맨 마지막 공정인 헤어드라이어를 담당한 베트남 여성이 "뷰티플 보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웠다.
돈도 안들고 몸에 무리도 안가는 정직하고 순수한 칭찬은, 해서 즐겁고 받아서 흐믓한 삶의 조미료가 아닌가 싶다.
아끼지 말고 듬뿍 듬뿍 우리 인생에, 칭찬 조미료를 가득 부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다낭의 고향 이발관에서 잠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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