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의림지의 무지개 분수와 가을 하늘

Chipmunk1 2017. 10. 16. 08:20

 

  뭔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을 따라 환이의 기숙사에 도착하여, 환이를 기다리며, 곳곳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 청아한 단풍과 파란 하늘이 뭉게구름과 조화롭게 수놓은 토요일 오전의 한가로운 기숙사 앞 뜰을 많이 본듯 한 중년의 아리따운 가을 여인이 점령하고 있었다.

 

  비온뒤 갑자기 내려간 기온 때문인지, 제천의 기숙사에 있는 아들로 부터 두꺼운 이불과 긴팔 옷을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고, 택배로 보내는 대신 주섬주섬 챙겨 싣고 영동고속도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이불과 옷을 전해주고, 시험공부로 여유가 없다는 아들을 데리고, 의림지 부근에서 점심을 급히 하고, 자고 있는 아들의 룸메 점심을 포장해서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늘 지나만 다니던 의림지를 둘러 보기로 했다.

 

 

  밖에서 보던 의림지와 가까이서 보는 의림지는 사뭇 달랐다.


  1.8km에 달하는 저수지 둘레길은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자칫 잘못하면 부딪칠 정도로 복잡했다. 자그마한 놀이동산과 각종 정겨운 어릴적 먹거리들이 모두 거기에 있었다.

 

  의림지는 제천시 시가지에서 북쪽으로 약 3.3km 지점인 용두산(871m) 남쪽 기슭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의 하나로, 충청북도 기념물 제11호이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처음 방죽을 쌓았으며, 그로부터 700여 년 뒤인 고려시대에 고을현감 박의림(朴義林)이 다시 견고하게 쌓은 것이라고 한다. 그후 1457년(세조 3)에 체찰사로 부임한 정인지(鄭麟趾)가 크게 보수공사를 했다. 최근에는 1910, 1948년에 보수공사를 했으며, 1970년에 보조 저수지로 상류 쪽 1.2km 지점에 제2의림지를 축조했다. 1972년의 대홍수로 무너진 의림지 둑을 1973년에 복구하여 지금에 이른다.

  1992년 현재 의림지의 규모는 저수지 둘레 약 1.8km, 만수면적 15만 1,470㎡, 저수량 661만 1,891㎥, 수심 8~13m, 몽리면적 약 2.87㎢이다. 예로부터 농업용수로 크게 이용했으며, 지금도 제천시 북부 청전동 일대의 농경지에 관개용수를 공급한다. 저수지 주위에는 몇 백 년 된 소나무숲과 수양버들이 있고, 그 기슭에 영호정·경호루 등의 정자가 있어 제천시에서 유일한 경승지이자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저수지 안에는 예로부터 서식해온 빙어가 특산물로 유명하다.
<다음백과>

 

 

 
  비록 인공폭포이긴 했지만, 폭포 아래서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세상은 밖에서 보던 모습과는 분위기 부터 달랐다. 

  추억의 오리배가 연인들과 가족들을 싣고 한가로이 저수지 물살을 가르고, 저수지 가장자리에는 짙은 회색빛의 오리가족들이 관광객들의 카메라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아내와 단 둘이 가벼운 산책도 하면서 뻥튀기도 한봉지 사서 들고, 음료수도 마시면서.....흡사 가을소풍 나온 초등학생의 모습으로......그러나, 나의 소망과는 달리, 걷기가 별로 즐겁지 않은 아내의 특별(?) 배려로 반바퀴 겨우 돌았을 뿐이다. 가을학기 종강하면 아들 짐 가지러 올 기회에 제대로 한바퀴 다시 돌기로 마음 먹고 아내가 좋아하는 제천 사과를 두자루 사서 들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박달재를 지나 황금벌판이 눈부신 국도를 지날 때 가을하늘은 더욱 더 가을 속으로 나를 유혹했다.

  이렇게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