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연꽃은 하늘의 허락이 있어야만 볼 수 있단 말인가?
7월 들어 오늘 까지 수요일에만 세번째로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으로 연꽃을 만나러 갔다.
갈때마다 연꽃은 점점 줄어 들고 연잎만 점점 넓어 지는 것이 아마도 연도 포유류들 처럼 씨를 받을 때가 되면 입이 점점 넓어 지는가 보다.
오늘은 꽃 대신 넓어진 연잎과 연잎 사이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들기 시작한 연밥을 만났다.
그래도 아직은 짙푸른 연잎이 풍성해서 좋았고, 가을을 알리는 연밥이 하나 둘씩 모습을 나타내서 좋았다.
지난 주에는 보이지 않았던 우아한 연분홍의 미국부용과 나를 유혹해 주세요 하는 것 같은 진보라색의 도라지가 반겨 주었다.
이제 여름도 길지 않을것 같은 아쉬움과 가을의 거대한 물결이 머잖아 들판을 누렇게 물드릴 것을 예고하는 듯한 높고 푸른 하늘이 기분을 들뜨게 했다.
예외없이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열심히 순대국 한그릇을 비우고 나니, 아직은 가을이 멀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