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새벽 한시가 막 지났다.
거실밖에서는 간간히 풀벌레소리가
빗속을 지나는 자동차 바퀴에서
물튀는 소리를 뚫고
쓸쓸한 가을의 풍경을 연상케 만든다.
날이 밝으면
환이가 징병 신체검사장으로 간다.
기분이 묘하다.
열흘전에 둘만의 추억여행을 다녀 왔건만
뭔가 더욱 허전한 느낌은 뭘까?
네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며
한사코 징병검사장에 혼자 가겠다고
오후 내내 나를 설득한다.
비가 내리니 혼자 보내고 싶지가 않다.
징병검사장에 들여보내고
궁평항에 가서
비내리는 바다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많이 착찹해 지려나?
지난 2월 학교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짧은 이별을 경험했다.
6개월 후에는 조금 긴 이별을 경험 하겠지.
점점 사나이가 되어가는 환이가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