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5. 04.




세월 이기는 장사는 없다더니, 동쪽 하늘에서 여명이 밝아오며 아침이 꼭두새벽부터 열릴 조짐을 보이고, 어느덧 하지(夏至)가 달포하고 보름 남짓 후면 닥치게 생겼지만, 모진 세월은 일분일초도 멈춤이 없고 특별한 의미 없이 늘 한결같이 지나고 있음이 분명하건만, 감당하기 힘든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의 뒤안길에는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고, 곧 시작될 해돋이가 그저 그렇게 크게 기다려지지 않은 채로, 아직은 어젯밤에 켜진 월영교의 불빛이 그대로지만, 해돋이로 예정된 시간이 수분 후에 다가오면 월영교는 아침을 시작하기 위해, 마치 터널을 빠져나오기 직전의 두려움과 안도의 눈빛이 겹치는 듯, 캄캄한 어둠 속에서 한 줌의 빛을 갈망하는 찰나의 시간을 지나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지는 느낌과 밝아 올 월영교의 듬직한 자태가 여명 속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아직은 월영교를 지켜주는 등불이 꺼지지 않고, 밤새 어둠 속을 밝혀 온 등불을 따라, 어제 내린 봄비가 아직도 목교 월영을 촉촉하게 적시고, 새소리 바람소리 신선하게 귓전을 울려대는 월영교에 한발 한발 차례로 내딛으며 마치 신선이라도 된 양 새들과 함께 새벽의 적막을 깰까 조심조심, 그러나 자신 있게 뚜벅뚜벅 발소리를 내며 행복하게 산책을 시작합니다.




서서히 여명이 걷히고, 어느새 부지런한 아침해가 안동댐을 넘어 댐아래 월영교 주변을 환하게 밝히면서, 두려움도 불안함도 모두 떨쳐내 버리고,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자 계절의 여왕 5월의 품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갑니다.
모쪼록, 계절의 여왕 5월은 모든 것이 풍요로운 자연의 배려가, 기다리던 좋은 일이 우후죽순처럼, 그리고 마르지 않는 화수분처럼 이어지기를 앙망하면서 월영교에서 아침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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