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11.

봄의 전령사답게 봄을 환영한다는 영춘화(迎春花)가 이번 봄에는 2월에 피었던 작년보다는 보름 정도 늦게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내 남부수종원 중앙에 마치 멀리서 보면 개나리꽃 인양 착각이 들 정도로 환하게 수목원을 밝혀줍니다.
그러나, 개나리꽃은 길쭉하고 샛노란 꽃잎 4장이 수줍게 오므리고 있어, 보통은 6장의 짧고 옅은 노란색 꽃잎이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활짝 펼치고 있는 영춘화와 구별되고, 또한, 개나리꽃은 꽃대가 영춘화 보다 훨씬 짧으며, 영춘화가 떨어지고 잎이 무성해질 무렵인 4월 말 경에 만개하기에, 영춘화와 개나리꽃은 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꽃입니다.
작년 2월에는 남부수종원뿐만 아니라, 유리온실 진입로와 수생식물원 주변에서 환하게 만개한 영춘화가 반겨주었지만, 이번 봄은 남부수종원을 제외하고는 꽃이 한두 개 정도만 겨우 피어 있을 정도로 늦어도 많이 늦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개화시기가 3월 말이기에, 어쩌면 전주수목원의 봄은 수도권의 봄보다 서둘러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봄의 영춘화는 일반적으로 꽃잎이 여섯 장임에도 다섯 장 짜리 영춘화도 발견하고는 영춘화 꽃잎이 여섯 장이 아니라, 대여섯 장이라 기억에 담았었는데, 이번 봄에는 꽃잎이 네 장인 영춘화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여섯 장인 꽃잎에 비해 다섯 장 짜리 꽃잎은 일종의 돌연변이 일지도 모르겠지만, 네 장 짜리 꽃잎은 돌연변이가 아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 잎클로버와 같이 상서로운 기운을 전해주는 행운의 꽃잎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춘화의 꽃말처럼 평온했던 예전의 일상을 사모하고, 혼돈스러운 시간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삼월의 봄은, 네 장의 꽃잎을 가진 행운의 영춘화와 더불어 시나브로 따스한 온기를 더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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