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9
바람의 섬 제주에서도 바람이 세기로는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해할 정도로, 길가의 야자수가 꺾이기 직전의 올레길을 지나던 금능해변의 겨울은 여전히 강풍 속에서 스산하기만 합니다.
어느덧, 금능해변의 상징물이 되어버린 현무암 조각상들이 맑고 푸른 금능해변에 제법 잘 어울립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여느 해수욕장에 뒤지지 않는 넓고 아름다운 금능해수욕장이 아직 까지도 협재해수욕장의 뒷전인 까닭은, 아마도 거친 파도와 광활한 해변이 협재해수욕장에 견줘, 아늑함이 조금 덜 하지 않을까 하는 궁색한 변명거리를 찾아봅니다.
금능해변과 협재해변을 이어주는 이국적인 야자수숲을 경계로 낭만적인 해변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심하게 걷고 있는 커플의 오래된 부부 같은 모습에서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타는 현대인의 단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치 있고 아름다운 금능해변의 겨울풍경을 스케치해 봅니다.
모쪼록, 아닌 밤중에 전쟁을 겪을 수도 있었던 여전히 불확실한 격변기를 잘 이겨내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다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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