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기운이 완연한 탄천의 주말 오후 풍경

Chipmunk1 2024. 2. 18. 06:40

2024. 02. 17.

입춘이 지나간 지도 어느새 두 주, 그 사이 비도 뿌리고 간간이 눈발이 날리기도 했지만,  봄이 올 조짐이 완연한 화창하고 상큼한 주말 오후, 봄향기를 맡으러 볕이 따스한 오후 두 시를 막 지나면서 탄천으로 길을 나섭니다.

이틀 전에 비해 강가 근처의 갯버들꽃이 기대했던 만큼  예쁘게 피어있는 모습에서  봄이 저절로 읽힙니다.

더욱이 같은 가지에 이웃하여 화들짝 피어난 암꽃 수꽃  커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봄이 되어 탄천을 뒤덮고,

새침하게 홀로 핀 암꽃들은 아직 청초하고 수줍은 붉은 얼굴에 단장을 하고 봄마중을 나가려는 듯 분주한 몸짓을 하고,

당당하게 홀로 핀 수꽃들은 수려한 모습을 뽐내며 은근하게 암꽃들을 향해 짜릿한 추파를 던집니다.

윤슬이 간간이 내려온 강 한가운데서 비오리가 따스한 봄볕을 즐깁니다.

여전히 물닭들은 쉼 없이 물속으로 자벽질을 반복하며 물고기 사냥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물닭 아가씨 한 마리가 수로 위에 서서  수로의 급한 물살을 타고 넘어오는 물고기들이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전에 쩍쩍 입을 벌려 물밖에서 쉽게 사냥을 합니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한참을 관찰해 본 결과, 물닭임에도 다른 물닭들과는 달리 몸에 물 묻히기를 싫어하는 듯이 수로를 내려가서도 물속으로 자벽질 하기는커녕 곧바로 물 밖으로 나가서 물에 묻어 조금 흩어진 깃털들을 고르느라 정성을 다하는 멋쟁이 아가씨인 듯싶습니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물닭 아가씨의 새침한 모습에서 잔잔하게 봄이 읽히는 탄천의 오후 풍경으로부터 완연한 봄기운이 시나브로 온몸에 젖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