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어젯밤을 넘기고 오늘 새벽에 나타난 달이지만, 여전히 어제저녁에 떴던 그 보름달이기에 조심스럽게 한컷 한컷 담아봅니다.
한 달 전에도 저 보름달을 타고 떠난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달 만에 또 다른 사람이 너무나 일찍 비통하게 보름달을 타고 떠나갔습니다.
가끔은 마음의 위안을 주는 친근감 있고 안정감 있는 중저음의 믿음직스러운 목소리를 이제는 더 이상 듣지도, 선하게 생긴 얼굴을 더 이상 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지만,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부가 각각 다른 곳에서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가 아직도 뇌리 속에 생생한데 이 땅 위에서도 별이었던 그가 저 하늘의 별이 되어 둥근 보름달을 타고 떠나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저 달을 타고 떠나가겠지만, 그래도 탐스런 십오야 둥근달을 타고 떠났다는 건 나름 선택된 떠남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오랜 무명의 서럽던 시간들을 잘 견뎌내고, 이 땅 위에서 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서 세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드디어 모두의 별이 되어 빛나기 시작하던 그를 도대체 누가 저런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을까요?
요즘은 팔십이 넘어도 활발하게 연기활동을 하는 연기자들이 비일비재한 세상인데, 오십 고개도 채 넘지 못하고 떠나간 안타까운 별이 저 둥근달을 타고 훨훨 날아, 못다 한 연기자의 삶을, 말로만 공정하고 정의로운 악마 같은 위정자들이 판치고, 우리 모두가 저지른 돌이킬 수 없는 딱 한 번의 실수로 개백정만도 못한 무지하다 못해 극악무도한 자들에게 우리의 내과 수술을 맡긴 듯싶은 암울한 이 세상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저 높은 세상에서 늘 밝게 웃으며 이 땅에서 못다 이룬 연기자로서의 꿈을 활활 불태워 우주의 별로 영원하기를 둥근 보름달을 보면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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