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부용대에서 보는 하회마을

Chipmunk1 2023. 12. 9. 07:36

2023. 11. 24.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대표관광지를 소개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부용대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부용대는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정상에서 안동 하회 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4m의 절벽이다.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하회 마을이 들어선 모습이 연꽃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하회 마을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 부용대라 부른다. 처음에는 ‘하회 북쪽에 있는 언덕’이란 뜻에서 ‘북애’라 불렸다. 아래로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옥연정사, 겸암정사,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전 여름휴가 때, 자연 그대로의 흙먼지를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도착한 병산서원 앞 강변에서 시작된 래프팅이 끝난 지점이 바로 부용대를 올려다본 하회마을 앞 강변이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부용대에서 하회마을 초가집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 2년에 한 번씩 초가지붕을 새로 바꿔주던 동네 어르신들의 품앗이 손길이 그립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이었지만, 일당이니 품삯이니 하는 이해관계없이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낸 밥상과 막걸리 한주전자면 왁자지껄 즐거웠던 그 시절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시절이었음을,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의 초가집들이 오십여 년 전의 추억으로 기억을 공간이동 시켜줍니다.

멋들어진 기와집들이 즐비한 하회마을의 백미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천방지축 어린 시절 놀이터 삼아 드나들던, 백 칸 이상의 집을 일반 백성들이 소유하는 걸 허용하지 않았기에 아흔아홉 칸 집이라고 불리던 낡은 기와집이 언 듯 생각납니다.

얼마 전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를 지나면서, 아흔아홉 칸 집을 찾아보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 도대체 그렇게 큰집이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찾을 길이 없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잘 보존되고 있는 하회마을이 일면 뿌듯하면서도, 호기심에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을이 아닌, 상업적으로 일취월장하는 마을이 아닌, 우리 민족의 삶과 혼이 녹아있고, 어린 시절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추억의 고향으로 거듭나는 하회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