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비수리(야관문)가 막바지로 꽃을 피우는 어느 가을풍경

Chipmunk1 2023. 9. 22. 03:00

여름 내내 꽃이 피고 있었건만, 관심 갖지 않고 보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비수리 꽃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막바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밤에 잎이 서로 붙어 있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밤의 빗장을 여는 문"이라는 뜻의 야관문(夜關門)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남성의 정력에 도움이 되는 약초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눈과 간 등의 건강에 도움이 될 뿐, 남성의 정력에 도움이 되는 약효는 없다고 합니다.

비수리 입장에서 보면 밤에 입이 서로 붙어있는 특성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아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도 정력에 좋다고 믿는 남성들은 비수리로 술을 담가 복용하는데, 비수리를 술로 섭취하는 방법은 꽃이 피기전이나 만개하기 전에 뿌리째 채취해서 잘게 썰어 술에 넣어 3개월 정도 숙성시켰다가 마신다고 합니다.

"욕망" 혹은 "마음속에 감춰둔 사랑"이라는 비수리 꽃의 꽃말은 아마도 남성의 정력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던 누군가가 붙여 놓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비수리가 야관문이 되고, 야관문주가 정력에 도움이 된다고 굳게 믿는 남성들의 신념이 일정 부분 후라시보 효과를 보게 했을 뿐, 한방적으로 전혀 근거 없는 개인적인 믿음이 민간에서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어, 자연스럽게 민간요법이 되어 내려오는 것은 아닐까 나그네 역시 근거 없이 유추해 보며, 비수리(야관문) 꽃이 막바지에 새롭게 보이는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