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되면서 산책로 수풀 속에서 평소에 보이지 않던 고마리꽃만큼이나 한 쥐손이풀(풍로초)로 보이는 앙증맞은 꽃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생김새는 쥐손이풀과 닮았지만, 쥐손이풀은 개화시기가 6~8월이기에, 이 시절에 설혹 쥐손이풀이라 하더라도 늦깎이 한두 송이면 몰라도 하루하루 꽃의 개체수가 늘어난다는 건 잎이 다섯 갈래인 쥐손이풀이 아닌 듯 해, 자세히 살펴보니 잎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어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에서는 이를 세잎쥐손이라 칭하고 8~10월에 개화한다고 하니, 이 가을에 나날이 꽃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잎이 세 갈래인 세잎쥐손이가 앙증맞게 어여쁜 꽃을 피우는 산책로는 고마리꽃과 함께 "코스모스와 백일홍 아래는 내 세상이다"라는듯 빠르게 산책로의 풀숲을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잎쥐손이와 꽃 색깔만 다를 뿐 거의 모든 것이 닮은꼴인(물론 꽃이 1~2mm 정도 크고, 줄기의 키가 60cm로 세잎쥐손이의 30~80cm와 구별됨) 큰세잎쥐손이가 세잎쥐손이 보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니, 고마리와 세잎쥐손이와 큰세잎쥐손이가 다정하게 이웃하며 가을 산책길을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과 위대함 앞에 경의를 표하며, 이 가을이 좀 더 오래 나그네 곁에 머물러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방하착(放下着)하면서 살짝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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