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indigo)라는 낭만적인 영어 이름과는 달리, 조금 무시무시한 느낌의 한자 이름인 큰낭아초(狼牙草) 꽃이 만발했네요.
인디고라는 어감이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청바지등을 물들이는 쪽빛 염료의 이름도 인디고, 발리의 리조트 이름도 인디고, 대중에게 꽤 알려진 음악 밴드도 인디고, 다양한 업종의 회사명으로도 인디고가 쓰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학교이름 까지도 골고루 널리 사용되고 있기에, 학명이 인디고페라 틴토리아(indigofera finctoria)라는 인디고는 낭아초 혹은 큰낭아초라고 부르는 편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릅니다.
낭아초는 주로 해안가 주변에 자생하는 키가 작은 식물인 반면에, 내륙에 자생하는 대부분의 낭아초는 키가 2미터 안팎으로 낭아초 보다 상대적으로 키도 크고 풍성해서 큰낭아초라 부릅니다.
고추잠자리도 찾아와 쉬었다 가는 예쁜 꽃의 꽃자루가 이리(혹은 늑대)의 어금니(혹은 송곳니)를 닮았다 하여 (큰)낭아초(狼牙草)라 부르는 것이 나그네는 과히 흡족스럽지는 않지만, 영어이름인 인디고는 세상에 쓰임이 너무 많아 혼동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차선책으로 (큰)낭아초라 부르고 (큰)낭아초 꽃이라 부르는 것으로 타협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꽃'이란 예쁜 꽃말은 (큰)낭아초 홍자색의 꽃과 제법 잘 어울립니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큰)낭아초는 장마와 폭염을 거뜬히 견뎌내고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가을을 맞습니다.
만일, 누군가가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큰)낭아초 꽃을 보면서, (상상 속) 발리의 인디고 리조트에서 인디고밴드의 데뷔곡인 '여름아 부탁해'를 들으면서, 노래의 가사에서 여름이 끝나기 전에 그녀를 향한 사랑의 결실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하고 절실하게 노래하듯이, 눈앞에 놓여있던 암울하기만 했던 현실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생각지 못했던 바람직한 변화가 생기면서 한층 밝은 희망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초긍정적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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