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9. 07.
잎을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난다 해서 오이풀이라고 한다지요.
부들과 더불어 꽃꽂이할 때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오이풀의 꽃과 한약재로 쓰이는 오이풀의 뿌리는 쓰임새로 볼 때 오이보다 훨씬 뛰어나지 않나 싶을 뿐만 아니라, 붉은색 꽃이 만발한 오이풀 꽃은 노란 오이꽃과는 사뭇 다르게 가을의 길목에서 붉음의 절정을 보이며 초가을을 재촉하여 가을 속으로 만항재를 인도합니다.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에서 가을을 부르는 소슬바람에 이리저리 꺾일 듯 휘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오이풀의 유연함은 나그네가 삶에서 맞닥뜨리게 될, 힘에 겨운 고난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결코 굴하거나 꺾이지 말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해 빨간 오이풀 꽃이 해발 1,330 미터 고지에 까지 나그네를 오르게 했지 싶습니다.
변화(變化), 존경(尊敬), 그리고 애모(愛慕)를 품고 있는 오이풀의 모습에서 지난 7월 꽃이 위에서부터 붉어지던 오이풀 꽃의 변화를 목도했고, 누군가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할 줄 아는 순수하지만 발그스레한 오이풀 꽃의 수줍어하며 홍조 띤 고운 얼굴을 바라본다면, 어찌 오이풀 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오이풀의 변화와 존경과 애모를 품고 있는 꽃말처럼 우리들 세상도 선한 방향으로의 발전적인 변화와 서로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살만한 세상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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