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강원도 심심산골(深深山-) 정선의 만항재 야생화 탐방로에서 나비와 야생화가 서로를 보듬어주는 알콩달콩 정겨움이 마냥 그립습니다

Chipmunk1 2023. 8. 18. 05:16

평지에는 폭염이 극성을 부리는 한여름이라 해봐야 겨우 25도를 넘나드는 정도의 숲이 우거진 만항재의 야생화 탐방로에는 각종 표범나비들과 샤제비나비 팔랑나비와 심지어는 평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배추흰나비까지 동자꽃과 기린초와 큰까치수염등 향기가 좋은 야생화와 더불어 여름을 즐깁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상상하기도 싫은 범죄가 소중한 생명을 무자비하게 앗아가는 날로 각박한 세상에서 나비가 되어 야생화와 더불어 속세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단지 나그네의 마음뿐일까요?

인간의 끊임없는 탐욕으로 시작된 전쟁과 인재에 가까운 각종 재해로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 어디선가 신음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현실을 벗어나고픈 마음에서 잼버리 대회 참가차 독일에서 온 어린 소녀가 삭발하고 출가하겠다고 했다던 웃픈 현실이 우리가 맞닥뜨린 암울한 삶의 현장이기에, 그리고 이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끔찍하고 천인공노할 범죄가 판치는 사바세계를 떠나 인적이 끊긴 숲 속의 나비가 되어 훨훨 날고 싶은 마음이 단지 나그네의 마음뿐일까요?

언제부턴가 나의 안전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혼란 속에서 하릴없이 삶을 이어가야 하는 나그네는 두렵고 서글픈 마음에 대낮에 도심의 공원에서 부녀자를 폭행하는 데 사용했다는 너클(Knuckle)이란 단어도 검색해 보고 나그네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언가를 지니고 다녀야 하나 하는 상념에 잠 못 이루고 차라리 숲 속의 나비가 되어 속세를 떠나 살고 싶은 마음에 야생화와 나비를 모아 보며, 상처받아 헝클어 질대로 헝클어지고 너덜너덜해져 의지할곳 하나없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