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꽃샘추위만 남겨놓고
시나브로 봄이 살포시 왔다
일월초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시작한 청매화가 두 달여 동안
바다를 건너서 광양에 착륙해
섬진강을 천천히 거슬러 올라
방방곡곡에 축제로 이어진다
계절 이기는 장사는 없다더니
순백의 청매화가 미세먼지에
아랑곳 않고 한파를 무릅쓰고
눈부신 자태로 봄을 타고 왔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수술만큼이나
복잡다단(複雜多端)한 현안들이
청매화 노란 꽃수술 매듭지어지듯
선한 주인 기만하고 핍박하는
막 나가는 못돼 먹은 머슴들과
목불인견 파렴치한 도적떼들
피그말리온의 찐 간절함으로
청매화 낙화 전 말끔히 정리돼
모두가 꿈꾸는 참 세상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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