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5

아름다운 함덕해변의 추억

2025. 03. 20.지금으로부터 44년 전 여름 방학, 당시의 트렌드였던 집채 만한 빨간 트렁크배낭에 옷과 쌀과 김치등 식량과 코펠 버너와 심지어는 침낭과 텐트와 우비까지 넣고서 서부역에서 목포행 야간열차(비둘기호)를 타고, 다음날 오전 11시경 목포역에 도착하여, 목포항에서 저무는 여름밤에 제주행 여객선(안성호였든가 도라지호였든가 가물가물)에 몸을 싣고, 새벽 6시쯤 11시간 만에 제주항에 도착하여, 집을 떠난 지 2박 3일 만에 제주도에 처음 발을 내딛고, 제주도에서 첫날밤을 보낸 곳이 바로 함덕해변이었지요.낭만을 즐기려 완행 야간열차를 탔던 것도, 한 시간 이면 갈 수 있는 비행기 대신 11시간 걸리는 야간 여객선을 탔던 것도 아닌, 단지 15박 16일간의 여행경비를 아껴보려는 단순한 의도였으니..

카테고리 없음 2025.04.05

꽃샘추위 피하려다, 한파와 조우하다

2025. 03. 16.꽃샘추위를 예견하고, 달포 전에 여행일정을 세웠던 건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꽃샘추위가 시작되는 날, 김포공항을 출발했다.그렇지만, 아무리 춥더라도 제주도는 봄날 같을 거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겨울옷이라고는 달랑 기모난방 하나, 나머지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벼운 봄 옷들로 챙겨 넣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소심함이 최소한의 방한용품은 챙겨 올 수 있어서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했다.3년 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500 ㎍/㎥(마이크로그램 퍼 세제곱미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통에, 급하게 제주에 왔던 2022년 3월 31일, 제주도는 미세먼지 지수가 1,200 ㎍/㎥를 초과하여 잠을 자면서 마스크를 해야 했던 웃픈 추억을, 이번에는 꽃샘추위가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

여행 이야기 2025.03.18

실시간 CCTV를 통해 보는 용두암해안 저녁풍경

2025. 01. 23.노랫말에도 있듯이 (감색양복에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아슬아슬하게 용두암에 올라선) '신혼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 찍기' 하던 제주도의 대명사 용두암해안의 뉘엿뉘엿 해 질 녘 풍경이 이제는 상전벽해가 되었다는 사자성어가 제법 잘 어울리게, 그리고 밤이 깊어갈수록 화려한 불빛이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야경에 연신 감탄을 합니다.생애 첫 비행기를 타고 신혼여행길에 보았던 예전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천지개벽을 한 듯 불야성을 이룬 용두암해안에 절로 넋을 빼앗깁니다.이제 겨우 체감하기 시작한 선진화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삶이, 아스라이 먼 기억 속의 동대문 창신동 낙산 기슭에 대충 쌓아놓은 성냥갑처럼 지어진 허술하기 그지없던 난민촌 같은 시영아파트 시절로 되돌아가는 건 아닌지 작금의..

발상의 전환 2025.01.24

제주여행 첫날 에필로그

지난 6월 이래로 오랜만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환상적인 날씨에 감사하며 구름 위를 날고 싶었는데, 한반도가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시화방조제를 지나고 새만금 방조제, 그리고 고군산군도를 지나나 했더니, 남해의 통영과 거제도를 지나 착륙 안내 방송이 끝날즈음 추자도를 지나 한라산을 보나 했지만, 영산 한라산은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로 우도와 성산일출봉을 비켜서 제주공항 활주로에 안전하게 착륙합니다.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잰걸음으로 렌터카 셔틀버스를 타고, 예약했던 자동차를 인수받고, 동영상을 비롯한 운행전 자동차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연료 게이지도 촬영한 후 늦은 점심식사를 하러 40여분 달립니다.토종닭 마을로 유명한 교래리의 교래손칼국수 집에서 닭칼국수를 주문합니다. ..

제주도 이야기 2023.10.30

제주도의 실시간 CCTV(20) (제주에 관한 오해와 진실)

언제부턴가 제주도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들이 전염병처럼 우후죽순 번지고 있음에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남기려 합니다.지난여름, 고물가로 여행만족도가 최근 7년간 1위에서 4위로 하락되었다는 기사가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여름 성수기로만 비교해서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제주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여름 극성수기를 피해서 제주에 가기 때문에 여유롭게 가성비 좋게 제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 시기의 선택에 따라 제주는 가성비 좋게 즐길 수도 있고, 돈은 돈대로 쓰고 제대로 즐길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항공편이 많이 줄어들어, 왕복 항공료가 탑승 요일과 시각에 따라 많게는 20만 원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김포공항(대한항공..

발상의 전환 202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