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 2

인제군 원대리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에서 눈과 함께하는 이월 첫날의 겨울풍경

2023. 02. 01. 세월이 유수(流水)와도 같다더니, 엊그제 왔었던 것 같은 강원도 인제군의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정확히 일 년 하고도 십일일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새벽 여섯 시에 출발해서 아직은 칠흑같이 어둡지만 추억이 많은 광주 퇴촌을 지나 양평과 홍천을 거쳐 세 시간여 만에 원대리 자작나무숲에 도착해 여유 있게 근처 식당에서 황태구이와 청국장으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이젠을 장착한 후에 서서히 자작나무숲을 향해 마침맞게 눈이 쌓여있는 반가운 길을 오전 열 시를 막 넘기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휴장을 하는 자작나무숲을 찾아온 이월 첫날은 마침 수요일이기에 이틀 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없었던, 거기에 더해 어제 오후부터는 감미료 같은 눈이 살짝 내려와 ..

겨울 이야기 2023.02.02

새해 벽두(劈頭)에 어승생악 실시간 CCTV앞에 서다

2023. 01. 05. 가끔 제주의 실시간 CCTV에서 즐겨 보던 낯익은 장소에 서서 두 팔을 활짝 펴고 새해 마수걸이 여행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비록, 윗세오름을 대신해서 계획에도 없던 어승생악의 즉흥적인 탐방은 어쩌면 하늘의 결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탐방로의 길이가 영실 탐방로 보다 많이 짧을 뿐, 난이도 면에서나 쌓인 눈의 정도가 결코 윗세오름에 크게 뒤지지 않았고, 윗세오름에서 바라보이는 백록담 북벽이 그리 멀리 보이지 않음은, 마치 위세오름에 오른듯한 묘한 설렘이 함께 했고, 설산 한라를 만끽했던 4년 전의 그 느낌이 그대로 돼살아나는 듯했다. 영실 탐방로와 마찬가지로, 1.3km의 전 구간이 거의 나무데크길로 이루어진 어승생악 탐방로는 녹을 틈도 없이 연일 내린 눈으로 겹겹이 뒤덮인 나..

제주도 이야기 202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