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원 5

양수리 세미원에 두고 온 봄

2025. 04. 23.경기도의 1호 지방정원이자 여름이면 백련과 홍련, 그리고 늦은 가을 까지도 빅토리아 수련과 가시 수련을 비롯한 각종 수련들의 성지라 할만한 세미원의 봄은 어쩐지 밋밋해 보일뿐만 아니라, 관람객 보다 세미원을 단장하는 인력들이 더 많고, 각종 장비들과 다리 위를 지나는 자동차의 소음이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와 불협화음을 내고, 연뿌리와 연잎이 제거된 텅 빈 연못은, 연꽃이 만개하면 볼 수 없는 데칼코마니가 그런대로 위안을 줍니다.다만, 전라북도 특별자치도의 제1호 지방정원인 정읍의 구절초 지방정원이 축제기간 열흘 남짓한 기간을 제외하고는, 방문객들이 무료입장할 수 있도록 한 조치는, 혹시 이 글을 세미원 관계자가 읽게 된다면, 경기도의 제1호 지방정원인 세미원도 구절초 지방정원을 벤..

봄 이야기 2025.05.01

세미원 상춘원의 자란(紫蘭)

2025. 04. 23.세미원에서 배다리를 건너면 상춘원(常春園)이 기다리고 있습니다.2004년 양평의 연꽃단지로 조성된 세미원의 부속시설로 2005년에 개원한 석창원이 2013년에 리뉴얼되어 오늘날의 상춘원으로 거듭났습니다.본래, 상춘원은 지금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72에 있었던 갑신정변과 갑오개혁의 주체였던 조선말기의 문신이며 친일파로 분류되는 박영효의 별장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후일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하고 삼일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필두였던 손병희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으로, 안타깝게도 현재는 모두 철거되어 흔적조차 없다 합니다.혹여, 종로의 상춘원이 철거되어 세미원으로 옮겨왔나 생각도 해봤지만, 세미원의 상춘원에는, 종로에 있었던 상춘원과는 이름만 같을 뿐,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를 본..

봄 이야기 2025.04.30

세미원에 서식하는 털부처꽃은 곤충들의 참 유토피아

2023. 07. 02.습지나 강가에서 분홍색의 꽃이 마치 석가모니가 세상에 나오면서 외쳤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연상될 정도로 당당하게 눈에 튀는 꽃이 바로 부처꽃이요, 연꽃을 구하지 못해 연꽃대신 부처에게 받쳤다는 꽃이 바로 부처꽃인데, 문헌에 의하면 부처꽃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서식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반면에, 줄기나 입에 잔털이 있어 매끈한 부처꽃과 구별하여 부르는 털부처꽃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합니다.세미원에도 수련이 서식하는 연못가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마치 곤충들의 쉼터인양 벌과 잠자리와 나비가 한데 뒤섞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쉬어 가도록 풍성하게 꽃을 피우는 털부처꽃은 키가 150cm까지 자라는 늘씬하고 고운 색을 지닌 자비로운 ..

꽃 이야기 2023.07.03

느티나무가있는 두물머리의 동이 트는 아침 풍경

2023. 04. 23.새벽 4시 직전, 여유롭게 집을 나서 한산한 포은대로(43번 국도)를 지나, 역시나 한산한 회안대로(45번 국도)에서 팔당댐으로 연결되는, 사시사철 드라이브 하기에 최적의 한강 두물머리가 시작되는 태허정로(45번 국도)를 지나 주말(금요일 오후 6:00부터 일요일 밤 11:59)에만 통행이 가능한 팔당댐(공도교)을 건너, 경강국도 아래 그림 같은 다산로를 지나 순식간에 두물머리의 랜드마크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느티나무가 있는 배다리(안전상의 문제인지 작년에 철거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걸어서는 두물머리에서 세미원을 건너가던 추억이 되어 버린 배다리)를 건너 세미원과 연결되었던 경강국도 아래 두물머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막 다섯 시를 넘고 있었고, 밖은 아직 여명도 없으니, 동트기 직전 ..

봄 이야기 2023.04.25

두물머리에서 가을을 즐기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거의 매일 잠시라도 왔다 간다. 아침 저녁으론 제법 공기가 차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두물머리로 가을맞이 나들이를 나갔다. 두물머리의 터줏대감 행세를 하는 ’강마을 다람쥐’에서 도토리해물파전과 따뜻한 도토리묵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정원의 꽃들을 만났다. 뿌연 잿빛 하늘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여전히 형형색색의 꽃들은 고운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었다. 바다를 방불케하는 팔당댐 상류를 지나 세미원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댐을 가로질러서 경강로를 탈수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상의 문제로 팔당대교로 우회해야 경강로에 닿을 수 있었다. 세미원의 가을은 쓸쓸하기 그지 없었다. 희뿌연 날씨탓도 있겠지만, 점점 녹색을 잃어가는 숲의 기운이 깊어지는 가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미 연밥도 시커멓게 퇴색되..

여행 이야기 201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