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섬 8

새연교/새섬의 겨울밤 풍경

2024. 12. 15.새연교 위에서 서귀포를 바라보며, 강풍에 몸이 날아갈 듯 두 다리에 잔뜩 힘을 주고 버티고 서있는 나그네의 모습에서, 마치 작금의 풍전등화 같은 세상을 보는 듯하여 한층 더 춥고 쓸쓸하기만 합니다.겨울의 새연교는 힘이 없어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고 추락해 거의 숨만 붙어있는 커다란 새와 같이 눈만 껌뻑이다가 입만 열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천하에 몹쓸 사악한 인간말종의 모습처럼 처량해 보입니다.겨울밤의 새연교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채로 아무런 반성도 없이 아직 까지 제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믿고 싶은 사악한 모지리가 되지도 않는 온갖 권모술수를 부려대는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 차라리 두 눈만 깜빡이고 있습니다.새섬 가장 높은 곳에서 새연교를 한..

제주도 이야기 2024.12.20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3) (서귀포항/새연교/새섬)

2024. 01. 08.저녁 식사 후, 기계식 호텔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꺼내 타고, 서귀포항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오른쪽의 천지연폭포 쪽은 빠르게 깊어가는 겨울밤답게 어둠에 싸여있고, 멀리 새연교의 불빛이, 생전 처음 보는 것도 아님에도 설레게 만들고, 경사진 새연교를 오르자마자 수시로 변하는 새연교를 바라보느라 하릴없이 발걸음을 멈춥니다.새연교를 반쯤 올라가니, 웅장한 새연교 허리를 떠 받들고 있는 기묘한 아치(Arch) 모양의 기둥이 겨울 밤하늘을 뚫고 오를 듯한 위용을 뽐내고, 중문 해변의 카페에서 흘러나온 불빛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오고, 예쁜 카페에 앉아 새연교의 불빛을 바라보며 행복에 젖어있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보일 듯 말 듯합니다.새연교를 넘어 새섬입구에서 중문해변뿐만 아니라, 범섬 앞 법..

제주도 이야기 2024.01.15

시월의 마지막날, 서귀포 새연교와 새섬의 해 뜨는 풍광

2023. 10. 31.뭔가 한동안 잊고 지냈던 낭만을 찾아 시월의 마지막날 새벽에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 사이 서귀포항 입구를 지나서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을 지나 새연교와 천지연폭포로 내려가는 경사진 정겨운 길을 따라 무념무상하며 새연교를 향해 900 미터 정도 되는 새벽 바닷길을 조심조심 지나칩니다. 아직은 어둠이 걷히기 직전 동쪽 한라산과 보목포구 앞 섶섬 뒤로 벌겋게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니, 나그네의 가슴은 설렘으로 터져버릴 듯 부풀고, 잰걸음으로 해돋이 명당을 찾는 조급해진 발걸음으로 십여분 후 새연교에 도착합니다.새연교에서 바라보는 외돌개가 시작되는 황우지 열두동굴해안 동산 위로 보름을 막 넘겼지만 아직은 탐스럽고 둥근 하현달이 해돋이가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려는 듯 빠르게 서쪽하늘 아래로 내려가고..

제주도 이야기 2023.11.09

제주여행 둘째날 에필로그

새벽 여섯 시 즈음에 호텔을 나와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지나 서귀포 칠십리 공원 앞에서 여명이 밝아오는 황홀한 문섬에 홀딱 반합니다.그리고, 서귀포항 여객터미널을 지나 새연교를 지나 아직도 어둠이 짙게 깔린 새섬에서 보목포구 앞 섶섬 옆으로 떠오르는 아침해와 인사합니다.두 시간 정도의 아침 산책 후, 가성비 괜찮은 호텔의 조식 뷔페를 즐기고 오늘의 일정을 시작합니다.작년 이맘때 방문했었던 서귀포 추억의 숲길을 지나고 곧바로 서귀포 치유의 숲을 지나 돌오름 입구와 서귀포 자연휴양림을 지나서야 첫 번째 목적지인 1100 고지에 도착합니다. 단풍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한라산이 또렷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선물을 받습니다. 빠르게 생태탐방로를 한 바퀴 돌고 다음 목적지인 사려니숲..

제주도 이야기 2023.10.31

보름 전, 새연교에서 불발되었던 해넘이를 되새겨보는 칠월 첫날 새벽 나의 단상

2023. 06. 14.그날은 오랜만에 종일 화창했고, 해넘이에 대한 기대도 컸기에 다를 일정을 미리 접고, 설레는 마음으로 제일 근접한 거리에 있는 서귀포항의 새연교로 내달렸지만, 지난 일월에도 그랬듯이 하늘의 해넘이를 허락하지 않으니, 구름에 싸여 노을만 살짝 내려줍니다.해가 지고 잠시 구름이 파란 하늘을 열어 주는가 싶더니, 새연교에 불빛이 천천히 밝아오고,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니, 자연스럽게 새연교의 야경 명당을 찾아 분주히 발걸음을 옮깁니다.새연교와 새섬을 연결하는 작은 데크광장을 지나 새섬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 새연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새연교 관람 명당에 멈춰 서서 열심히 불빛이 시시각각 변하는 새연교를 카메라에 담아봅니다.밤이 깊어 갈수록 사람들의 왕래가 늘어나고, 여름을 알리..

제주도 이야기 2023.07.01

새연교 봄밤의 풍경

2023. 03. 20.가 본 곳을 또 간 거냐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웃기도 하지만 금년에도 어느덧 세번째 습관처럼 찾아온 새연교서귀포항을 내려가는 찻길에서 멀리 낯익은 불빛이 반짝일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렘으로 가득주황불빛 융단이 깔린 새연교를 건너면상큼한 밤공기가 달콤도하고 새로이 단장된 새섬 산책로가 지나간 추억들을 되살려준다서귀포항의 야경에 취해 무념무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새섬의 중간지점 새섬둘레길 끄트머리에서 현란한 새연교의 밤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부스럭 소리에 놀라 길섶을 보니 새끼고양이도 밤마실 나와있다아쉬운 새섬 둘레길이 끝나갈 즈음 새연교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들 노란 유채꽃이 새연교를 추앙한다 어느덧 새연교가 조금씩 가깝게 보이는 것은 새연교와의 짧은 만남이..

제주도 이야기 2023.03.26

새연교와 서귀포항의 야경, 그리고 새섬 산책길이 다소 새롭기도하고 낯설기도 한 겨울밤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7. 새연교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았었던, 2021년 4월에는 불이 꺼져 적막한 새연교였었고, 작년 가을에 찾았었던 새연교는 코로나19 펜더믹 이전과 같은 야경은 볼 수 있었으나, 새섬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연교를 지나 새섬의 산책길이 활짝 열려, 코로나19 펜더믹 이전의 새연교와 새섬으로 거듭났습니다. 음력 섣달 보름을 막 지나 예전에 새섬에서 보았던 밝고 둥근달이, 야속하게 내 곁을 떠났던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온 듯이 반가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항과 서귀포항 뒤편 서귀포 칠십리공원이 있는 언덕 위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초유의 길었던 코로나19 펜더믹과 상관없이 묵묵히 서귀포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주도 이야기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