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오름 4

불발된 새별오름의 해넘이

2024. 06. 10.일기예보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여행의 아이러니를 알면서도 흐리다던 일기예보가 화창으로 바꾸니 기존의 일정은 다 잊고 렌터카를 인수하자마자 애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새별오름으로 달려갑니다.동쪽 오름의 가파른 경사를 피해, 완만한 서쪽 오름으로 오르니, 서쪽 바다는 이미 불이 붙어 있었고, 이 대로라면 생각지도 못한 새별오름 해넘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설렘으로 30 여분 남은 일몰 시간이 너무 긴 듯싶어 조급해진 마음을 어쩌지 못해 새별오름 정상을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합니다.멀리 보이는 비양도가 황금 바다 위에 떠 있는 신비의 섬이 되어 있습니다.어쩌면 태양이 비양도라는 책을 비추는 독서등 같이 비양도를 황금빛으로 물들여놓았는지도 모릅니다.그리고, 태양은 조금씩 서북 방향으로 움직..

제주도 이야기 2024.06.15

억새꽃이 춤추는 새별오름

2023. 11. 02. 큰 도로에서 바라보면 마치 경주의 왕릉처럼 보이는 새별오름은 자연이 선물한 제주도의 360여 개가 넘는 아름다운 오름 중의 하나로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으로 십분 남짓 남쪽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만, 북쪽에서 오르는 길은 십오 분 남짓 완만한 경사를 따라 약간 가파른 동네길 산책하듯 오르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내표지판이 있는 남쪽길에서 오르기 때문에 젖 먹던 힘까지 모으고 모아서 오르는 모습이 참으로 이채롭습니다. 나그네도 처음 해돋이를 보러 왔을 때에는 캄캄한 새벽길이 조금은 두렵기도 해서, 마침 도착한 젊은 커플 한쌍과 함께 남쪽길을 헉헉 거리며 오른 이래로 늘 북쪽 코스를 이용해 오르곤 합니다. 멀리서 볼 때는 잔디로 뒤덮인 거대한 왕릉처럼 보였지만, 가까..

제주도 이야기 2023.11.21

제주여행 막날 에필로그

여행 마지막날에도 습관처럼 새벽 6시쯤 해맞이를 위해 길을 떠납니다. 숙소와 가까운 정방폭포에서 안전하게 해돋이 맞을 곳을 찾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급히 서귀포항 쪽으로 뛰다시피 걷다가 송산동에 있는 해돋이 명소 중의 명소라 이름 붙여도 모자람이 없을 소낭머리를 만났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바다 밑에서부터 해가 완전히 떠올랐으니, 정식 해돋이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소낭머리에서 제대로 된 해돋이를 보기 위한 또 다른 제주여행의 새로운 당위성이 생겼습니다.그리고, 계획된 일정대로 중산간도로를 지나 새별오름에 도착하니, 줄을 서서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사가 가파른 남쪽 등산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었습니다만, 나그네는 경사가 완만한 북쪽 등산로에서 시작해서 남쪽 등산로로 힘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억새가 우거..

제주도 이야기 2023.11.02

새별오름의 가을을 억새가 뒤덮다

2022. 11. 08. 작년 7월말 새벽, 인적이 전혀없고, 한라산 너머로 여명이 시작될 무렵, 으스스한 기분으로 때 마침 도착한 자동차에서 내린 젊은 커플과 동행해서, 남쪽의 경사는 가파르지만, 짧은 코스를 택해 조심스럽게 새별오름을 올라, 원하던 해돋이는 보지못했지만, 아침노을과 용의 형상을 한 구름이 어찌나 환상적이였던지, 지금 생각해도 흐믓하다. 그런데, 깊을대로 깊어진 가을 오후 새별오름의 너른 주차장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빈 주차공간을 찾는 자동차들이 끊임없이 주차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경사가 가파른 남쪽 오름은 줄지어 오르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반면에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북쪽 오름으로 오르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않았지만, 남쪽에서 올랐던 사람들이 ..

제주도 이야기 202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