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23

물안개에 갇혀버린 월영교와 낙강물길공원에서 가을을 맞다

2022. 10. 01. 낮보다 길어진 밤이 여명을 늦추니, 새벽 여섯시에 소등되는 월영교의 조명이 짙은 안개 속에서 운치를 더해주고, 의연한 월영정이 파란새벽에 시월 첫날을 활짝 열어준다. 어느새 개통(2003년 4월)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월영교를 보면서, 월영교와 같이 나무로 만들어진 목교(木橋)로서, 아직도 600년 이상 정상 통행되고 있는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교(1333년)와 슈프로이어 다리(1407년)처럼 다리위에 지붕을 덮고 관리를 잘 해서 천년 후에도 우리의 후손들이 휴식 공간으로, 그리고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밤새도록 꿋꿋하고 의연하게 안동호에서 안동댐을 통과해 낙동강으로 유유히 흐르는 호수가 뿜어내는 물안개를 포근하게 품어주는 월영교의 너른 품과 다리 안전 난간..

가을 이야기 2022.10.04

안동의 봉정사에 내려앉는 가을과 반갑게 조우하다

2022. 10. 02. 실로 오랜만에 봉정사를 찾았다. 가을이 어떻게 봉정사를 꾸미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지난 겨울 부터 밀어왔던 숙제를 하는 심정으로 이른 새벽, 구도심의 역사에서 새로이 옮겨진 안동역을 스쳐 지나, 서안동 IC 쪽으로 500여 미터 달리다 오른쪽 길로 십여분 달려서 예쁜 새벽하늘이 반겨주는 천등산을 오르고 일주문을 지나 만세루 앞에 도착했다. 혹시나 운이 좋으면 산속에서 가을 해돋이를 볼수 있지않을까 기대하면서 동쪽하늘을 바라보며, 대웅전을 향해 만세루 앞에 서서 보일듯 말듯 점점 붉게 타오르는 아침노을의 끝에 나타날 해를 기다렸지만, 해가 돋는가 싶더니, 구름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특이하게도, 일주문을 지날때 부터 눈에 띄었던 현수막이 만세루에도 똑같이 걸려있었다. 만세..

가을 이야기 2022.10.03

분당중앙공원의 꽃무릇(석산石蒜)

세월은 쉬는법이 없이 일정하게 흘러가건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느껴지는것이 삶을 대하는 인간의 변덕임을 잘 알면서도 입 버릇처럼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고 푸념아닌 푸념을 늘어 놓는다. 붉노랑상사화를 보고 온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주나 훌쩍 지나버리고 시월이 바로 목전에 와있다. 석산이라고도 부르는 꽃무릇은 간혹 상사화와 혼돈하여 부르기도 하지만,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지고 잎이 나는 참사랑이란 꽃말을 지닌 꽃무릇과 잎이 먼저 났다 잎이 떨어진 후에야 꽃이 피는 이루어질수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지닌 상사화는 꽃무릇과 생김새도 다르다. 두 꽃의 공통점은 잎이 없는 가느다랗고 곧게 뻗은 줄기에 커다란 꽃이 피어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어차피 꽃과 잎이 서로 만날수 없어 동병상련하는 같은 처지..

가을 이야기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