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의 지평선학당에 내려온지도 어언 한달이 되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학생관리시스템에서 학생들의 출결상황을 살펴보고 여덟시 조금 넘어 하나둘씩 지문 찍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즈음 나는 빵집으로 향한다.
고소한 빵 냄새가 큰길에 들어서면서 부터 코끝를 자극한다.
내일 부터는 다른걸 먹어야지 다짐해 보건만, 김유신의 말처럼 발길이 고소한 빵굽는 냄새에 홀려서 나도 모르게 빵을 고르고 있다.
아침에 밥을 안 먹으면 죽는줄 알았었던 젊은날의 나는 어디가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과 빵 세덩어리에 흐믓해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