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5개국 탐방기

체코의 동화마을 체스키크룸로프 (2018. 6.17)

Chipmunk1 2018. 7. 11. 19:21

 

체스키크룸로프(이하 "체스키")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체스키성의 탑 관람이 월요일에는 휴관이라는 정보를 알고, 새벽부터 서둘러 버스를 운좋게 예약하고(늦은 예약으로 버스요금은 거의 2배임) 서둘러 집을 나섰다.

 

 

집에서 트램으로 2정거장 떨어진 프라하 중앙역에서 버스를 탈 수 있는 로찌리(roztyly)역 까지 8개 역을 가야 했다.

 

 

약간 늦게 온 플릭스버스(plixbus)를 타고, 프라하 동남쪽 약200km 떨어진(수지서 경북 예천 정도의 거리와 위치) 체스키로 2시간 40분 정도 달려서 도착했다.

 

블타바 강이 굽이쳐 흐르는 체스키크룸로프는 14~16세기에 수공업과 상업으로 번영하였다.

중세와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체스키는 카메라 렌즈 속에 가장 아름답게 담기는 동화 속 마을이기도 하다.

 

1992년 유네스코에 의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체코를 넘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체코에서는 프라하에 이어서 두 번째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드라마, 영화, CF,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체스키크룸로프는 체코어로 ‘체코의(Český) 오솔길(Krumlov)’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 마을 곳곳에 펼쳐져 있으며 마을을 끼고 커다랗게 휘어져 흐르는 블타바 강에서는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레프팅을 즐길 수도 있다. 

오늘도 세계 각국에서 찾아 온 많은 사람들이 여유있게 레프팅 즐기고 있는 모습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체스키는 한국내에 있는 웬만한 관광지 못지 않게 한•중•일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온 단체관광객 서너팀이 체스키 요소요소와 포토존의 주요 포인트를 독점해서 줄을 서는 바람에 단체 관광객과 겹치지 않게, 그들의 동선을 피하는게 상책이라 생각했다.ㅎㅎ

 

11개국 9일, 8개국 9일 하는 홈쇼핑 패키지 관광 일정은, 오로지 지정해주는 장소에서 줄서서 사진만 찍다, 여유롭게 강변 카페에서 맥주 한잔 즐기는 낭만도 없이, 또 다른 관광지로 바삐 옮겨가야하는 단체관광객들이 마치 거대한 쓰나미 처럼 체스키를 뒤흔들고 지나감에 "여기 오는게 아니였어"라는 독백 아닌 혼자만의 씁쓸한 자기성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 이곳 탑 관람도 그들 보다 조금 앞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려는 찰라, 그들이 끊임없이 양보도 없이 계속 줄지어 올라와, 그렇잖아도 비좁아터진 전망대를 발디딜 틈도 없이 만들어 놓는 통에, 서둘러 내려와 전망대에서 점찍어둔 ’이발사의 다리" 바로 옆에 있는 강변카페에서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탑을 내려왔다.

 

무리들을 피해 관광객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마을 뒤 오솔길을 따라 가까이서 주민들의 사는 모습도 보고, 위에서 부터 멀리 내려다 보이는 예쁜 집들도 가까이서 보면 낡고 지저분한 그저 그런 집들일 뿐이라는 생각도 갖게 했다.

 

여러 카페를 전전하다, 드디어 맘에 딱 드는 자리를 발견하고, 시원한 맥주와 스테이크를 즐기면서 올라갔던 탑도 천천히 이따금씩 올려다 보니, 새삼 체스키의 진면목이 보이는 듯 했다.ㅎㅎ

 

 

(아마도 맥주 300cc에 취해 무장해제된 나만의 느낌 일수도.ㅋ)

 

 

 

식사후, 한시간 남짓 동네 여기저기 거닐다, 4시 15분 플릭스버스를 다시 타고,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휴일 오후의 교통체증으로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트램을 두번 갈아타고 집으로 왔다.

 

 

지친 몸에게 간단히 햄에그스크램블 위에 방울토마토를 곁들여서, 어제 장 봐왔던 와인을 한잔 비우고, 장시간 버스를 타서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