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5개국 탐방기

프랑크푸르트를 뒤로 하고 古都 프라하로(2018. 6.15)

Chipmunk1 2018. 7. 11. 07:56

 

 

 

모두가 잠든 새벽 세시부터 꼼지락 삐그덕 소리를 내다가 다섯시 반에 숙소를 나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백석 미만의 오래된 명색이 95년 전통을 자랑하는 체코 국적기를 타고, 한시간 이십여분 만에, (편도에 물경 삼십만원씩이나 하는 항공료임에도 불구하고) 물 한모금 얻어 마시지 못한 채로(편도 17,000원 짜리 제주행 모 저가 항공사에서는 물과 음료를 제공 받았었는데) , 그러나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도 공격을 자제했다던, 그림 같은 도시,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 보헤미아의 수도로서 보헤미아 문화의 중심이었던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유서 깊은 고도 프라하에 도착했다.

 

 

 

 

 

50여년전 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운행되었던 추억속의 전차가 트램이란 이름으로 유럽에서는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전기의 힘으로 괘도를 따라 다니는 트램(26번)을, 공항에서 탔던 (119번)버스에서 환승 해서,

 

4박5일 동안 묵을 아파트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막 넘어가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의 스카이라운지에서 치즈 몇개를 과하게 먹은 것이 느끼하다는 핑계로,  23Kg에 육박하는 육중한 트렁크의 주 고객들인 컵라면과 햇반을 볶음김치와 함께 뚝딱 해치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리판사카 정류장에서 프라하 신 시가지로 가는 (15번)트램에 올랐다.

 

 

 

 

 

신 시가지를 지나 구 시가지에 진입하니, 맛있어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개당 40크로나(한화 약 2천원) 하는 소프트아이스크림 두개를 사고, 120크로나를 건냈다. 이유인 즉슨, 아이스크림 파는 점원이 아이스크림을 건내기 직전에 땅콩가루를 뿌려줄 태세를 갖추고 물었었다.  ’토핑을 원하냐’고.....땅콩을 좋아한다 했더니, 바로 땅콩가루를 톡톡 뿌려줬던 것이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아이스크림 40크로나에 토핑값이 20크로나 였던 것이었다. 역시, 부화뇌동하면 이처럼 당하고 살겠구나 생각했다.ㅎㅎ

 

 

 

 

 

 

사진으로는 한계가 있는 예쁜 하늘과 고풍스런 건물의 조화가 보는 이의 혼을 빼어놓고 발걸음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그래서 아파트 관리하는 68세의 관리인이......"프라하 구경하는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나의 우문에 "구경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나 보다.

 

골목마다 넘치는 인파와 정교한 돌이 깔린 차도와 인도를 걷다보니 프라하의 젖줄인, 프라하를 동서로 흐르는 블타바강이 나타났고, 블타바강을 건너 우뚝 서있는 프라하의 랜드마크인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을 연결해주는 카를교가 반겨주었다.

 

카를교 교각탑을 지나노라니, 한무리의 공연팀이 전통 보헤미아인 복장으로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아마도 그 옛날 보헤미아의 영광이 그리운 그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벽 일찍 부터 시작된 여정은 우리에게 트램에서의 휴식을 허락했다. 세칸으로 연결된 트램의 맨 마지막 칸의 맨 뒷자리는 우리의 지친 다리를 달래 주기에 여느 카페보다 훌륭했다.

 

 

 

버스와 지하철과 트램을 24시간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110코르나 주고 산 티켓 덕분에 20번 트램과 26번 트램에서 프라하성 야경을 볼수 있는 저녁 시간까지 약 3시간의 긴 휴식은 물론이고, 프라하를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는 여유까지 얻을 수 있었다.

 

 

거기에다, 프라하성으로 올라가는 지하철(metro)은 덤이었다.

 

 

 

밤 열시가 되어야 밤 같은 프랑크푸르트와 마찬가지로 이곳 프라하성도 밤 아홉시가 훨씬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둠지가 않았다. 다만, 성 내부는 이미 닫혀 있어서 성 내부 관람은 내일 낮에 하기로 하고, 은은한 조명으로 둘러 쌓인 프라하성의 매력에 시간 가는줄 몰랐다.

 

 

 

저녁 먹을 때를 놓쳐, 어쩔수 없이 카를다리 근처의 바게트집에서 간단한 바게트와 오렌지 쥬스로 허기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자정이 다된 시간에 블타바강 건너 언덕에 우뚝 서 있는 프라하성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21km를 걷고 걷는 다이나믹했던 프라하에서의 첫날 밤이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