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시쯤 수술실 부름을 받으시고, 휠체어에 타셔서 혈압도 재시고, 도우미 도움으로 수술복장을 갖추고, 수술실로 무사히 들어 가셨다.
가시는 내내 환자도 아닌데, 휠체어로 싣고 간다고 심기가 불편하셔서 계속 불평을 하신다.
양말은 끝까지 벗지 않으시려고 한다. 간호사가 팬티도 벗으시고 왜 그러시냐고 여쭈니까, 발톱이 죽어서 보여주기 싫어서 그러신단다. ㅋㅋ 대략난감이다.
하기사, 어제 입원 직전에 집에서 머리 염색을 하셨다.
늙어보이면 안된다고.ㅎㅎ
지난밤 자정부터 금식을 하셨다.
손을 이리저리 뚫어지게 바라보시더니, 밥을 굶었더니 손이 늙어 보인다고 짜증스러워 하신다. 하룻밤 사이에 얼굴도 형편없어 졌다고 투덜대신다.
참 귀여우신 장인어른이시다.
금식 덕분인지 300 가까웠던 당수치가 143까지 떨어졌다.흐믓해 하신다.
여기서 속초가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신다. 수술 잘해서 회복되면 속초에 가고 싶으시단다.
보무도 당당하게 수술실에 들어 가신지 두시간이 다 되어 간다.
침대 타고 병실로 들어 오실 모습이 상상이 된다.
환자도 아닌데 침대에 누워 왔다고 겸연쩍어 하시려나?
수술후 두시간 후에 전복죽으로 식사 하신다고 한다.
엊저녁에 고로케가 드시고 싶다해서 두개 사다드렸더니, 한개는 드시고 한개는 냉장고에 보관하셨는데, 점심으로 내가 먹었다.ㅎ
오시자마자 고로케 찾으셨으면 좋겠다.
수술이 잘 됐다는 반증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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