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2.

소정방폭포(小正房瀑布)는 작은 정방폭포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인데, 백제 무왕(633년) 때 해구 두타스님이 창건한 전북 부안의 내소사(來蘇寺)를 통일신라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는 당나라의 장군 소정방(蘇定方 592-667)이 세웠다는 낭설이 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르듯이, 소정방폭포 역시 당나라 장군 소정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야자수가 흐드러진 소정방폭포 진입로를 들어서서, 해안으로 직접 떨어지는 웅장한 폭포소리가 들려 올 즈음 목배풍등(木排風燈)이 연보라색의 꽃을 활짝 피워 나그네를 반깁니다.

제주도 올레길 6코스 중간 스탬프가 있는 소라의성은 소정방폭포 오른쪽 언덕 위에 있는데, 올레길을 걸을 때는 소정방폭포로 내려가서 폭포수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이 스탬프만 찍고 지나쳤던 십 년이 다된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이제는 제주에 올 때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으레 들러보는 최애 코스 중의 한 곳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여유롭게 소정방폭포를 바라보면서 해안으로 떨어지는 물소리에 압도되면서도, 해안 너머로 보이는 문섬이 정방폭포에서도 가까이 보이던 기억을 되새기며,

정방폭포와 소정방폭포가 매우 가까이 있음을 실감합니다.

소정방폭포 주변은 십 년 전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으니, 그만큼 잘 보존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면서, 앞으로 십 년도 큰 변화 없이 이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보면서 목배풍등 예쁜 꽃을 남겨두고 소정방폭포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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