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2.

유월의 제주는 어딜 가나 흔하게 수국이 눈에 띄지만, 그중에서도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겨울의 동백, 봄의 유채꽃에 이어 여름에는 온갖 다양한 수국으로 가득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온실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불문하고 일 년 내내 수국으로 가득합니다.

초입의 동백길을 지나 만나는 수국꽃길은 아직 나그네가 만족하리만큼 만개하지 않아,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화려한 수국거리는, 작년보다 하루 일찍 왔을 뿐인데, 아쉽게도 아직 허락되지 않습니다.
지난 삼월 중순의 혹독했던 꽃샘추위가 전국적으로 꽃피는 속도를 작년보다 조금 늦게 한 주범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유채꽃밭은 가시리와 가파도의 유채꽃밭과는 달리, 예년과 같이 흐드러지게 만발했던 것은 아마도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이 꽃들에게 알맞은 자연환경을 갖췄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만의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초입의 수국꽃길을 제외하고는 수국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을 수놓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유채꽃밭이 폐쇄되어 유채꽃밭에서 바라보는 야자수 너머 한라산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유채꽃밭 가는 마지막 길목의 흑돼지농장에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대여섯 안팎 흑돼지 형제들의 다정다감한 모습과 한쪽 구석에서 아기 돼지들을 지켜보는 어미돼지의 유유자적한 모습에서 어린 시절 시골집 돼지우리의 꺼먹돼지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제는 노지의 수국에 밀려서 다소 외면받는듯한 온실의 수국은, 아침부터 장맛비처럼 지루하게 내리는 꿉꿉한 비를 잠시 피하는 장소로 관람객들에게 유용하게 제공되고, 겨울과 봄에는 유채꽃이 있던 그 자리에 요즈음 잘 어울리는 칠변화(七變花)라 불리는 란타나가 수국 속에서 이쁨을 뽐내는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바야흐로 수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름 꽃들로 가득한 천상의 화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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