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9.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1761번지, 한라산 백록담 남벽에 하얀 눈이 동백꽃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동백포레스트에서 재작년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동백꽃 계곡의 그림 같은 설산(雪山) 한라(漢拏)를 만납니다.
눈에 쌓인 동백꽃을 이번 겨울에도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구름 한 점 없는 겨울 하늘 아래 동백꽃 계곡 사이로 나타나는 신령스러운 설산 한라를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세상에는 이미 충분히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안분지족 못하고, 추상과도 같이 하늘이 내리고 국민이 부여한 엄중한 직분에 어울리지 않게 부화뇌동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도 반성은커녕 마지막을 역사에 추하게 기록되게 하고 있는 목불인견도 있으나, 범부 나그네는 이번 겨울은 동백꽃 계곡에서 설산 한라를 보고, 눈 덮인 동백꽃은 다음 기회로 미뤄 놓습니다.
동백꽃은 나무에서 한번 피고, 두 번째는 땅에서 피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가슴속에서 핀다고 합니다.
동백포레스토 언덕 위에 올라서니, 설산 한라를 그림처럼 동백꽃이 떠 받들고 있습니다.
하나 둘 떨어지는 애기동백꽃잎이 나무에 달려있는 꽃에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동백꽃이 나그네를 혐오스러워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동백꽃에 동화되어 온갖 걱정과 시름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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