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9. 11.

암끝검은표범나비 한 마리가 힘없이 마당으로 내려와 앉는다. 가까이 다가가자 푸드덕거리고 날듯 날듯 날지 못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더듬이에 닿을 듯 말듯해도 세상만사가 귀찮은 듯 무관심하게 이따금 앞발을 휘이휘이 휘젓다 내려놓는다. 마치 내가 작금의 빌어먹을 세상을 하릴없이 초연히 대하듯이........
몸과 마음이 지쳐도 몸이 아파도 의지할 곳 없는 이내 신세와 어찌나 이리도 닮아있는지, 동병상련하는 마음으로 다시 날기를 기다려보건만 예상치 못한 폭염 앞에 속수무책 모든 걸 놔버린 듯싶은 암끝검은표범나비를 보면서 나를, 내가 처한 현실을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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