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다퉈 피고 있는
봄꽃 틈바구니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질서 있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해맑은 뜰보리수가
이파리 사이사이에
하얀 손을 내밉니다
타임머신을 탄 여행이었던지
삼주가 훨씬 지난 쇠소깍에서
제대로 익은 뜰보리수 열매가
또렷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직선거리로 사백여 키로 떨어진 뜰에서는
겸손하게 막 개화를 시작한 뜰보리수꽃이
빨간 열매를 맺기 위해 꽃잎을 열어줍니다
한 달 일찍 개화한 뜰보리수꽃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 생각하니 우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열매만큼은 유월에 봐야 할 텐데
열매도 꽃처럼 한 달 먼저 올 듯싶네요
아직 오므리고 있는 꽃봉오리가
오월에 활짝 펴주길 바라봅니다.
다행히도 아직은 꽃봉오리가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달콤하게 익은 빨간 열매의 맛은
유월 이후에 만나길 희망합니다.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가 원산지라는 매자나무에도 꽃이 피었네요 (6) | 2023.04.17 |
---|---|
🌺봄비 속에 활짝 핀 만첩홍도화(萬疊紅桃花)를 무심코 바라보는 나의 단상🌺 (8) | 2023.04.16 |
🌸꽃사과나무 꽃의 매력🌸 (8) | 2023.04.13 |
미세먼지의 공습을 받은 새벽에 고광나무꽃을 대하는 나의 단상 (6) | 2023.04.12 |
복사꽃 필 무렵 봄비는 내리고, 꽁꽁 얼어붙어있던 마음속에도 불현듯 따스한 봄이 찾아옵니다 (12) | 2023.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