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보리수꽃이 보이는 풍경

Chipmunk1 2023. 4. 14. 00:00

앞을 다퉈 피고 있는
봄꽃 틈바구니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질서 있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해맑은 뜰보리수가
이파리 사이사이에
하얀 손을 내밉니다

타임머신을 탄 여행이었던지
삼주가 훨씬 지난 쇠소깍에서
제대로 익은 뜰보리수 열매가
또렷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직선거리로 사백여 키로 떨어진 뜰에서는
겸손하게 막 개화를 시작한 뜰보리수꽃이
빨간 열매를 맺기 위해 꽃잎을 열어줍니다

한 달 일찍 개화한 뜰보리수꽃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 생각하니 우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간 열매만큼은 유월에 봐야 할 텐데
열매도 꽃처럼 한 달 먼저 올 듯싶네요

아직 오므리고  있는 꽃봉오리가
오월에 활짝 펴주길 바라봅니다.

다행히도 아직은 꽃봉오리가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달콤하게 익은 빨간 열매의 맛은
유월 이후에 만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