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32

대포주상절리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2022. 11. 05. 마치 두 눈을 부릅뜨고 회색빛 투구를 쓰고 뜨거운 불을 토해내는 거인의 모습으로 가을 저녁을 황홀하게 물들이는, 대포주상절리극장 송악산스크린에서 장엄한 자연의 대 서사시가 막 펼쳐지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자연현상이 영화처럼 다가오는, 늦은 가을 저녁 대포주상절리에서 송악산의 해넘이를 바라보며, 또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인위적으로 일정기간을 정해서 마감을 하고 결산보고서를 만드는 법인처럼, 삶의 종착역에 도착하기 전 단 한번만 이라도 삶을 중간 마감 하고 결산보고서를 만들었다면, 삶의 여정이 달라졌을까요? 아쉬웠던 과거로 돌아갈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수 있을까요? 현실을 부정하고, 무언가 적당한 핑계가 지금의 내 삶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 시킬수 있을까요? ..

제주도 이야기 2022.11.15

표선해안의 낙조(落照)

2022. 11. 04. 몸이 날려갈듯 강력한 바람이 제대로 몸의 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불편할 정도로, 오늘 바다는 새벽 부터 극성을 부려 마라도에 가려던 일정도 다음주로 미뤄야했는데, 해바라기를 보고 성산쪽으로 가려다가 해넘이를 보고자 잠시 표선해안에 멈춰, 온 몸으로 맞은 해풍은 가히 태풍급 해풍이라고나 할까? 셀카봉을 제대로 붙들고 서 있기 조차 힘들었다. 강풍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구름과, 그리고 해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부분 일식처럼 불금의 낙조를 코믹하게 만들어 해안 끝, 한라산 자락을 막 넘으려는, 벌레가 파 먹는듯한 신비로운 해의 모습에서 만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이윽고, 강풍에 스러지듯 짧은 찰라에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마라도 대신 표선해안에서 멋진 낙조를 음미하면서 제주..

제주도 이야기 2022.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