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4

메마른 단풍잎에 쌓인 눈을 바라보는, 폭설과 한파속의 동짓날 새벽 나의 斷想

조금씩 조금씩 내려 쌓이는 눈을 넋을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자니 너무 빨리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탈색되어 가는 단풍잎 위에 소복히 쌓여가는 순백의 눈처럼 아련한 그리움 속에서 스멀스멀 또렷해지는 추억으로 되살아나 홀로 남은 애잔함에 쓴 웃음만 짓게합니다 차마 떨쳐내지 못한 애련(哀憐)이 메마른 단풍잎 위에 그대로 남아있듯이, 내 마음도 어느덧 바짝 말라가는 단풍잎이 되어 앞이 잘 보이지않는 건조한 삶의 늪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못해 쭈빗쭈빗 대다가 안타까운 지난 시간들의 애련(哀憐)이 상심(傷心)의 강을 건너게 합니다 하얀눈이 밤새 내려와 메마른 단풍잎 위에 한가득 쌓여도 단풍잎이 촉촉하게 젖기는 커녕, 얼다 녹다를 반복하다 살을 애는 삭풍이 불어오는 어느 날 힘없이 땅에 떨어져 밟히다 묻혀버리..

겨울 이야기 2022.12.22

💐겨울꽃이 참 예쁘다💐

지난 며칠간 폭설과 한파로 몸살을 앓고 세상은 온갖 이슈들로 조용할 날이없다. 서로 충돌하고 헐뜯는 갈등(葛藤) 속에서 그나마 평행선이 빠르게 점점 더 벌어진다. 내 생각과 다른 의견엔 절대 귀 기울이지 않고 내 입장만 내세우는 불통(不通)의 섬에 갇혀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은 시기가 도래하면 제 할 도리를 다 한다. 꽃은 더 예쁘게 피려고 애 쓰는 일도없다. 꽃은 누가봐도 한결같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가끔씩 꽃이 이쁘지 않게 보이는 것은 보는 이의 간사해진 변덕 때문일 게다.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삶이 무엇인지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는 의연한 삶이 무엇인지 비로소 꽃에게서 배운다. 그래서 꽃과 대화하는 시간이 되면 세속의 탐욕도 근심도 멀리 떨쳐버리고 가벼워진 영혼으로 평안을 얻는가 보다...

꽃 이야기 2022.12.20

대설(大雪)이 지나자 마자 폭설과 한파에 익숙해지는 금요일 아침 나의 단상

늦어지는 첫눈 소식에 목이 길게 빠져있었는데, 요 며칠새 금년 겨울들어 제일 눈이 많이 내린 날들이었지싶습니다. 무슨 좋은 일이 많으려고 그러는건지, 금년 겨울은 생각지도 못했던 눈이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좋은 일보다 힘든일들이 우후죽순처럼 연속해서 주변과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직도 푸틴이 저지른 기막힌 전쟁으로 선량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신음하고 있고, 지구촌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화산 폭발로 많은 희생이 지속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하루가 멀다하고 불치병 보다도 더 고약스러운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2014년 소중한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인재로 가늠되는 재해가 이어지더니, 급기야는 지난 10월 29일 꽃다운..

겨울 이야기 2022.12.16

혹한기(酷寒期)의 빨간 장미

갑작스럽게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지난 밤의 그녀가 걱정돼서 일찌감치 완전무장을 하고 나만이 알고 있는 그녀의 집을 찾았다. 간헐적이였지만, 집중적으로 폭설이 내린 어제 오전과 오후의 바깥세상은 설국이 되어, 황사의 공격으로 농도가 짙어진 미세먼지를 무색케했다. 갑작스런 한파로 눈은 그대로 얼어 붙어있고, 겨우 눈을 털어낸 그녀가 흰눈 틈바구니속에서 한층 붉은 정열의 빛을 발한다. 추워도 춥다 움크리지않는 의연한 그녀가 체감온도 영하20도를 넘나드는 혹한속에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꼿꼿하게 추스리며 나약한 나에게 사철 변함없이 피어나 건강미 넘치는 희망과 사랑으로 이쁨을 선물한다. 한겨울에도 해를 바라보며 언제나 처럼 파란하늘과 눈맞춤하는 그녀가 너무나 매혹적인, 혹한기가 혹한기 같아 보이지않게 ..

꽃 이야기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