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머위 3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10) (소낭머리의 아침풍경)

2024. 01. 11.제주여행 마지막 날 허락된 해돋이를 맞으러 새벽 다섯 시 반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지난가을에 우연히 알게 된 소낭머리 전망대로 향합니다. 올레길 2코스 시작점인 광치기해변의 4.3 추념비를 필두로 19코스의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비롯한 제주 전역 곳곳에는 70여 년 전 당시 제주 인구의 11%에 달하는 3만 명 가까운 양민들이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이념의 희생양이 된 참혹한 현장들이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세상에 그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최대의 희생자가 발생한 한 만은 세월 속에서 소낭머리 공원 역시 수많은 유적지 중의 한 곳으로 남아있어, 이유도 모른 채 억울하게 희생된 원혼들의 한이 붉은 피를 토했던 그 자리에서 이 겨울에 ..

제주도 이야기 2024.01.22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2) (한라수목원)

2024. 01. 08.해 질 녘, 오후 4시 50분을 막 지나면서 한라수목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생각 외로 관광버스를 비롯한 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고, 탐방을 마친 중국인 단체관광객인 듯 보이는 무리들이 삼삼오오 왁자지껄 주차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날은 점점 어둑어둑 마음은 급해지고 발걸음은 애기동백 군락이 있는 한적한 임업실험연구실 뒤쪽을 향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안전사고 예방차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애기동백 군락지로 가는 길은 폐쇄되어 있고, 이제는 개체수가 급증해서 제주 곳곳에서 곧잘 발견되는 야생 노루 한쌍이 폐쇄된 애기동백 군락지 입구에서 정신없이 풀을 뜯는 모습에, 더 이상 애기동백 군락지 입구에 쳐진 쇠줄을 넘어 들어갈 생각을 접고, 임업시험연구실 건물 오른쪽 도랑을 우회해서 기어코..

제주도 이야기 2024.01.14

마라도(麻羅島)의 가을

2022. 11. 09. 마라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건 불과 120여년전 이었고, 마라도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라는 의미로, 마라도(麽羅島), 마라도(摩蘿島), 마라도(麻羅島) 등으로 표기되고 있으며, 마라도(馬羅島)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 10만평 정도의 작은 섬에는 있을건 있고 없을건 없으니, 130 명 남짓한 섬의 인구에 비하면, 초등학교, 파출소, 보건지소 등 공공 편의시설과 성당, 교회, 사찰 등의 종교시설이 차고 넘치는 수준이지만, 취학아동이 몇년째 없어 초등학교가 휴교중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100여년전에 세워졌다는, 해발 36미터가 최고점인 마라도 최정상에 우뚝 세워진 등대가 마라도의 상징처럼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무인도 시절 울창했던 산림이 모두 불태..

제주도 이야기 202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