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법당 4

내장산 우화정과 내장사에 2023년을 맡기고, 2024년 새해를 맞으러 갑니다.

2023. 12. 30.이제는 2023년과 작별을 나눌 시간입니다. 마지막 날 갔었던 작년과는 달리 하루 일찍, 내장산국립공원의 우화정과 내장사에 가는 해를 잘 맡겨 놓으러 갔습니다. 우화정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돋아날까 싶어 무작정 우화정으로 달려가 용을 쓰며 홀로 송년회를 해보지만, 날개는커녕 눈길에 살짝 미끄러지며, 중심을 잡으려 땅바닥을 짚은 왼쪽 팔에 통증이 몰려옵니다.일주문을 지나, 눈이 거의 쌓이지 않은 내장사 가는 길의, 겨울 답지 않은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하며, 잠깐 사이 천왕문을 지나 정혜루도 지나 경내로 들어섭니다.여전히 수년 전 어이없게 화마가 앗아간 대웅전 자리에는 창고 같은 임시 글씨만 큰 법당인 대웅전을 대신하는 자그마한 법당이 나그네를 슬프게 합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겨울 이야기 2023.12.31

내장산 국립공원(1)-내장사 (대웅전의 비애(悲哀))

2023. 09. 02.불의의 방화로 전소된 지 2년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가건만, 아직도 해우소 만도 못한 초라한 모습으로 "큰법당"이란 현판으로 대신하고 있는 그 자리에 언제쯤 번듯한 대웅전이 다시 세워질지,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장사를 방문할 때마다 나그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창건된 지 1400년 가까이 된, 고찰 내장사는 여러 차례의 전쟁등으로 말미암아 전소되었지만, 불굴의 불심으로 재건과 중건을 거듭해 왔으나, 2012년에 이어 2021년에도 전소된 대웅전을 바라보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합니다.비록, 철마다 꽃을 보러 가고, 가을엔 단풍을 보러 가지만, 눈 쌓인 겨울에 정혜루에서 군고구마와 잎차로 몸을 녹이던 수년 전의 기억이 새롭습니다.대웅전이 복원되어 내장사의 중심이 잡히고 나면, ..

여행 이야기 2023.09.04

눈 속의 내장산 우화정과 내장사에 2022년을 두고 오다

2022. 12. 31. 2022년 마지막 날 새벽 4시 조금 넘은 경부고속도로와 천안 논산고속로와 호남고속도로를 막힘없이 거침없이 시원하게 내달렸다. 근래 들어 보기 드문 폭설로 말미암아 상당기간 입산금지되었다가 겨우 통행이 재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오전 7시 막 지나서 도착한 내장산국립공원 매표소 직전 도로는 아직도 통행을 금지한다는 빨간 위험표지판이 세워져 있기에 다리 건너 적당한 공터에 주차를 하고, 아무도 없는 듯 보이는 정문을 지날즈음, 뒤쪽에서 인기척이 나기에 뒤돌아보니, 매표소 뒷문으로 매표소 관리인 인듯한 사내가 쳐다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고 말하고 겸연쩍어하는데, 그냥 들어가시라고 한다. 꾸벅 인사하고 가던 길을..

겨울 이야기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