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화 4

산책길에 피기 시작한 청매화를 보는 나의 단상(斷想)

이젠 꽃샘추위만 남겨놓고 시나브로 봄이 살포시 왔다 일월초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시작한 청매화가 두 달여 동안 바다를 건너서 광양에 착륙해 섬진강을 천천히 거슬러 올라 방방곡곡에 축제로 이어진다 계절 이기는 장사는 없다더니 순백의 청매화가 미세먼지에 아랑곳 않고 한파를 무릅쓰고 눈부신 자태로 봄을 타고 왔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수술만큼이나 복잡다단(複雜多端)한 현안들이 청매화 노란 꽃수술 매듭지어지듯 선한 주인 기만하고 핍박하는 막 나가는 못돼 먹은 머슴들과 목불인견 파렴치한 도적떼들 피그말리온의 찐 간절함으로 청매화 낙화 전 말끔히 정리돼 모두가 꿈꾸는 참 세상 오시길

봄 이야기 2023.03.11

산사(山寺)에 피기 시작한 청매화가 봄을 알립니다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청매화는 아직 차가운 산사의 밤공기에도 아랑곳 않고 하나둘 톡톡 터지니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나 봅니다. 경내 고불매 옆의 키 작은 청매화 와는 달리 대웅전 오른쪽 언덕배기 커다란 동백나무옆 청매화나무에는 여기저기 앙증맞은 매화가 한송이 두 송이 숨바꼭질 하듯 시야에 들어와 거무죽죽한 언덕배기 숲을 화사하게 바꾸며 봄기운은 약수천을 거슬러 올라 백학봉 위로, 겨울은 거역할 수 없는 계절의 흐름에 쫓기어 하릴없이 시절을 봄에게 맡기고 떠나갑니다.

봄 이야기 2023.02.28

눈비 그친 희뿌연 아침풍경

늦은 밤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녘엔 눈으로 바뀌고 아침나절에는 비가 되어 장미 열매를 적셔줍니다 바짝 마른 산수유 열매가 무엇이 그리 미련이 많아 자식 지켜보는 어미같이 온몸이 부서져라 견디고 노란 산수유 꽃몽우리가 터질 듯 터질 듯 만개할 듯 투박한 외투를 벗습니다 옹기종기 온기를 나누는 비에 젖은 꽃몽우리 무리 점점 색을 내기 시작하고 수줍은 명자아씨 발걸음 종종거리며 다가옵니다 만개할 듯 말 듯 애태우는 청매화꽃몽우리 아씨들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고 막바지 봄마중 단장으로 희뿌연 아침을 보냅니다

봄 이야기 2023.02.11

입춘(立春)의 대명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떠오르는 이른 아침 나의 斷想

절기상으로는 분명 봄이 왔건만,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심술굿은 겨울 한파가 떠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니, 몸과 마음으로 체감되는 봄은 아직도 창문 너머 멀치 감치 떨어져 있는 듯합니다. 겨우내 꽃이 핀 채로 봄을 기다리는 장미의 모습을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일상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예비신호가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산책길에서 마스크를 굳건히 착용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은, 아직도 우리들 마음속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으니, 아직도 한참을 그대로 유지할 듯싶은 겨울장미의 시들은 저 모습이 춘래불사춘의 또 다른 유형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산수유 열매가 가을을 지나 겨우내 저리 매달려 있으니,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되고 싶은 ..

나의 생각 202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