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 3

장성 백암산 백양사에도 시나브로 봄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일교차가 심한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간절기지만, 백학봉 아래 호남불교의 요람 천년고찰 백암산 백양사에도 봄기운이 살랑살랑, 나그네의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에 시나브로 온기가 더해지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아침 햇살이 내리 비추니 갑자기 몰려오는 때 이른 춘곤증에 아무 데나 누워도 꿀잠이 올 듯합니다.일광정 앞에 약수천을 가둬놓은 작은 호수에 햇살이 가냘픈 윤슬을 만들고, 한 달 전만 해도 얼음으로 두텁게 덮여있던 가상자리에는 파릇파릇한 기운이 감돌아, 어느새 봄이 멀리 보이는 백학봉 까지 진격한 점령군이 되어 척후병을 미리 보내온 듯합니다.양떼구름이 살짝 머물고 있는 백학봉이 포근히 감싸 안은 쌍계루가 오늘은 완전체의 쌍둥이처럼 그림 같은 데칼코마니를 만들며, 얼어붙어있던 약수천 맑은..

봄 이야기 2024.03.01

정월 대보름 안동 봉정사의 매화가 봄 소식을 전합니다.

금년 들어 첫 방문하는 봉정사는 작년 11월 마지막 방문 이래로 뭐가 그리 바빴는지, 정월 대보름이 되어서야 혹시 봄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을 안고, 천등산봉정사라고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지나고 표지석을 지나고, 작년 가을에 보수 공사를 끝낸 봉정사의 관문 만세루를 지나 대웅전 앞 뜰을 살펴보고,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에 자리한 석조여래좌상 주변도 살펴보고, 극락전과 삼층석탑을 둘러봐도 어느 곳에서도 봄이라 할 수 있는 단서를 전혀 찾을 수가 없네요. 마지막으로 극락전 아래 범종각을 향하면서, 드디어 봄이 오는 단초를 발견합니다.극락전 아래 담장 앞에 시커멓게 헐벗고 서있는 청매 나뭇가지에 파릇파릇한 청매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세루 앞을 지나 대웅전 아래 왼쪽에 있는 제법..

여행 이야기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