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9

봄날 같은 우도의 겨울풍경

2024. 12. 17.작년 겨울 풍랑이 가로막던 우도뱃길을 이번 겨울에는 흔쾌히 열어준 바다신의 배려로 일곱 시 반 첫배를 타고 섬 속의 섬 우도의 천진항에 무사히 내립니다.천진항 앞에서 아침식사를 할 요량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매운 해물라면 밖에는 없다 하여, 우도봉 넘어 검멀레마을에 가서 아점을 하기로 하고 천진항 환영 아치를 지나 우도봉을 향합니다.우도봉의 쇠머리오름으로 가기 위해 돌칸이해변으로 가는 길에 때마침 우도에서는 보기 힘든 아침해를 만납니다.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근거 없는 희망을 안고 잠시 아침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돌칸이해변을 바라보니, 돌칸이 반대편에 있는 검멀레해안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재작년 겨울에는 초미세먼지의 습격으로 흐릿하게 보였던 성산일출봉이 또렷하게 나타나..

제주도 이야기 2024.12.24

강정해오름노을길의 추억

2023. 06. 15. 우연히 사진첩을 뒤적이다 두 달 전 쫓기듯 제주를 탈출하다시피 김포공항도 아닌 청주공항을 통해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숨 가빴던 초여름 강정포구의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운 좋게 해돋이를 만났던 하지(夏至)를 엿새 남긴 흰새벽의 기억들이 조각 맞춤을 합니다.코로나 펜더믹이 끝나고, 가성비 좋은 동남아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현저히 줄어든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항공편 때문에 일정에 맞는 항공편을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터라 어쩔 수 없이 수국과 산철쭉을 볼 예정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겨우 예매하고, 돌아오는 제주발 김포행 항공권은 제주에서 수시로 확인해서 복잡한 주말을 피해 목요일(6월 15일) 늦은 오후 내지는 밤 시간 항공편을 이용할 요량으로 무작정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감행했..

제주도 이야기 2023.08.19

우도수국꽃길

2023. 06. 13.어쩌다 보게 된 우도의 수국이 이른 새벽 한라산 윗세오름 산철쭉을 보자마자 백 리 길을 탓함 없이 성산포항으로 달리게 합니다.뭍에서는 하나 둘 수국축제가 시작되었고 각양각색의 개량종 수국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어렵잖게 다양한 수국들을 만날 수도 있건만 무엇이 불원천리 버스와 지하철과 비행기와 렌터카와 배를 타고 한참을 걸어서 우도수국꽃길로 오게 했던가요?지금 까지는 올레길 1-1 코스를 걷고 인증 스탬프를 찍는 재미로 찾았던 우도였는데, 이제는 유월이 되면 우도의 빛깔 고운 수국이 현무암으로 쌓아 올린 돌담 위에 소담스럽게 앉아있는 모습이 그리워 눈앞에 아른거립니다.언제부턴가 우도는 뚜벅이 관광객은 실종되고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맘 편히 걸을 수 없게 합니다.다정한 연인들이 걷기 알맞..

제주도 이야기 2023.06.19

제주도 가는 길

제주 가는 길은 계절과 무관하게 설레임 반 기대 반. 구름위를 둥둥 떠가는 즐거움과 뛰어 내리면 푹신 거릴지도 모른다는 상상과 제주 상공에서 한라산을 볼수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는 제주 가는 길. 화창한 가을 날씨 때문인지, 구름이 있는둥 마는둥 뛰어 내리고픈 마음이 전혀들지 않았던 제주 가는 길 영산 한라산이 살짝 구름에 덮이긴 했지만, 잠시나마 또렷하게 볼수 있는 행운과 처음 보는듯한 우도의 아름다운 모습이 기대 이상이었다. 오늘의 제주 오는 길은 반은 성공이고, 나머지 반도 나름 만족할만 했으니, 앞으로 제주에서 보내게될 가을은 좋은 추억들이 줄을 서지 않을까 싶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라산의 단풍도 많이 기대된다.

제주도 이야기 2022.10.24

유월의 우도

2022. 06. 01. 올레길 1-1코스인 우도는 올레길을 처음 시작했던 2016년 초 부터 오직 올레길만 걷다가, 2019년 부터 올레길 아닌 길 을 걷기 시작하니, 올레할때 보이지 않던 풍광이 하나 둘 시야에 들어오고, 올레할때의 성취감 못지않은 성취감이 밀려와 여행의 참맛이 무엇인지 조금 알것 같다. 올레길과 상관없이 해안도로를 걷다보니 수국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고, 그 수국을 따라가니 수국길이 길게 이어져,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반 이상은 예쁘게 피어 있었다. 고운 빛깔에 넋을 잃고 수국길을 따라 걷다보니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한낮 최고기온도 23도 라서 시원한 바다 바람 맞으며 수국 뿐만 아니라, 찔레꽃, 접시꽃, 에델바이스, 꽃양귀비등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꽃들과 어울려 꿈같..

제주도 이야기 2022.10.24

우도의 겨울바다, 그리고 봄의 전령사 유채꽃

성산항에서 우도로 출발하는 여객선은 매 정시에 출발하여 하우목동항으로 입항하고, 또한 매 30분에 출발하여 동천진동항 으로 입항한다. 성산일출봉 해돋이를 마치고, 9시 30분에 출발한 동천진동항행 여객선이 9시 50분경 우도의 관문을 지난다. 세상이 참 다양해지고, 음식문화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매운음식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매콤한 빨간문어해물라면과 매운음식을 싫어하는 고객들을 위한 담백한 하얀문어해물라면이 있어, 매운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당연히 하얀문어해물라면을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세찬 바닷바람을 친구삼아 동천진동항 에서 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우도일주를 시작했다.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본 본섬 제주도, 구름띠를 두른 한라산이 하늘과 맞닿아 황홀경 속의 신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모래가 없는..

제주도 이야기 2019.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