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암 6

스산한 봉정사 영산암

2025. 02. 16.언제나 그랬듯이 잠시나마 포근하게 나그네의 쉼터가 되어주는 영산암은 파릇파릇한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아 정월대보름이 사흘이나 지났어도, 봄기운은 어디쯤 와있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나한전 아래 작은 정원에 산당화도 큰꿩의 비름도 때를 기다리며 아직은 생명이 움트고 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바싹 말라버린 스산한 고요함에 '나 여기 있소' 나지막이 속삭이는 그나마 초록빛을 간직한 채 마당을 덮을 기세로 홀로 서있는 소나무가 봄의 희망을 전해 줍니다.속세의 온갖 번뇌와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이제는 조금씩 동이 터오기 시작하는 영산암을 뒤로하면서, 이 땅 위의 삼라만상이 순리대로 하루속히 제자리를 찾기를 앙망해 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5.02.23

천등산 봉정사와 영산암

2023. 11. 20.안동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7대 산사 중 하나인 고찰 봉정사는 일찍이 고려의 태조 왕건과 공민왕이 다녀갔다 하고, 최근에는 영국의 엘여왕의 방문, 그리고 엘여왕 서거를 추모하는 대형 사진들을 만세루에 전시했던 유서 깊은 천등산의 봉정사에도 가을을 밀어내고 동장군이 시나브로 찾아오고 있습니다.이른 봄부터 시작된 봉정사의 관문 격인 만세루와 주변에 대한 새 단장이 완전히 마무리되어 공사용 가림막도 거두고 깔끔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만추와 초겨울 사이에 예전보다 훨씬 수려한 모습으로 그 위용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습니다.작년 가을부터 시작됐던 영산암도 지난 달만 해도 조금 어설프게 보수공사가 마무리되고 있었지만, 이제는 완벽하고 준수하게 아름다운 한국의 10대 정원에 걸맞은 모습으로..

여행 이야기 2023.12.03

안동 천등산 봉정사 영산암 (한국 10대 아름다운 정원)

2023. 10. 05.아름다운 10대 정원에 선정될 정도로 암자 내부 정원으로 들어가는 우화루의 보수공사가 작년 가을에 시작해서 거의 마무리가 된 듯, 우화루를 통해 들어가는 영산암 내부 정원에는 소나무 아래 큰꿩의비름을 비롯해서 툇마루 아래 맨드라미와 벌개미취, 그리고 꽃이 한두 송이 남아있는 배롱나무를 오랜만에 접하는 "ㅁ"자 정원에 어수선한 마음을 내려놓고, 툇마루에 앉아 무념무상하게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비롯해서 세편 정도의 영화가 촬영되었다기에, 잠시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도 된 양 아기자기한 정원을 한참을 떠나지 못했습니다.계절이 바뀌면 영산암의 안팎에는 독특한 꽃들이 영산암을 아름답게 꾸며주기에 이 땅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선정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듯싶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지난봄과..

여행 이야기 2023.10.18

시월 첫 여행 안동 에필로그

2023. 10. 05.여행 첫날은 제천, 영월, 영주, 그리고 안동의 월영교 야경을 끝으로 막을 내렸고,이튿날은 여유롭게 아침을 맞고,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한 탓에 오전 9시경 안동시 서후면에 있는 봉정사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되었던 보수공사가 거의 끝난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선정된 바 있는 영산암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이제 머잖아 보수공사가 끝날, 이른 봄부터 시작된 듯싶은 봉정사의 현관문과 같은 유서 깊은 만세루가 공사 가림막을 벗은 모습이 반갑더라고요. 봄부터 피기 시작했던 만수국이 여름을 지나면서 절정을 맞았지만, 아직도 대웅전 옆구리에서 만개한 만수국과 함께 오전 내내 봉정사와 영산암에서 고즈넉하게 익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안동의 대표적인 축제인 2023 탈춤 페스티벌을 ..

여행 이야기 2023.10.06

여름꽃이 만발한 장맛 속 칠월의 봉정사 풍경 스케치

2023. 07. 11.장마 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십 대 정원으로 선정된 바 있는 봉정사의 영산암이 작년 이래로 개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금년 봄부터는 봉정사의 상징과도 같은 만세루가 변신을 위해 새롭게 변신 중입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재 탄생될지 궁금하니 언제부턴가, 안동에 갈 때면 큰 기대 없이 습관처럼 들르게 되는 봉정사에도 어느덧 여름이 찾아왔습니다.만세루가 공사 중으로 막혀 있어, 만세루 오른쪽 영산암 가는 길로 들어서니, 길 아래 백일홍이 활짝 웃고 있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안동댐 오른쪽 문화관광단지에 백일홍이 장관을 이뤘었는데, 금년에는 백일홍이 있던 자리가 썰렁해서 아쉬웠건만,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봉정사에서 백일홍을 만나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길가에 핀 여느 백일..

여행 이야기 2023.07.22

사납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벽 산사에서 만끽한 봄

2023. 05. 06.천삼백여 년의 긴 세월 속에 대웅전(국보 311호)을 비롯해서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가장 오래된 극락전(국보 15호, 두 번째 오래된 목조건물은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등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한 안동 천등산의 봉정사는 법주사, 통도사, 대흥사, 선암사, 마곡사, 부석사등 세계유산에 등재된 나머지 6개 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담한 산사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나, 고금당과 범종각과 석조여래좌상, 그리고 삼성각 등 오랜 세월을 지켜낸 불교 유산들 또한 잘 간직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개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재탄생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유독 유교의 전통이 깊은 서원들이 즐비한 안동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사찰이라고..

봄 이야기 20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