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 3

4월의 봄에 내장산과 회문산에서 만난 들꽃님(중의무릇, 산자고, 얼레지, 꿩의바람꽃)

2025. 04. 04 ~ 04.12.4월 4일부터 4월 12일까지 아흐레 동안 내장산과 회문산에서 만난 귀한 들꽃들 중 일부를 정리해 봅니다.먼저, 4월 4일, 아직 꽃샘주위가 여전한 내장산 생태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한참 만개한 현호색과 개별꽃 군락에서 연둣빛의 노란색, 마치 멀리서 보면 꽃모양을 한 이파리 모양의 중의무릇이 이름 그대로 습한 계곡 가까이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서양사람들이 '베들레헴의 노란 별(yellow star of Bethlehem)'이라 부르는 영어 이름이, 물기가 많은 곳에서 피는 꽃이라 이름 지어진 중의무릇보다는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서양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우리는 환경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둘 다 제법 잘 어울리는 별 같은 들꽃이 아닌가 싶..

꽃 이야기 2025.04.16

내장사 대웅전, 봄날의 서향

2025. 04. 04.오전 내내 내장산 우화정 앞에서 봄을 기다리다, 역사적인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진정한 봄을 확인하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내장산 계곡 산책길을 한 바퀴 돌아서, 49개월 전 방화로 전소되었던 내장사 대웅전의 재건 상황이 궁금하여, 일주문과 단풍터널을 지나 정혜루 앞에 서니, 드디어 가림막 너머 기와를 올릴 뽀얀 나무지붕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목재를 다듬는 전기톱의 굉음과 톱에 잘리는 목재에서 휘날리는 톱밥가루가 관음전을 비롯한 경내의 모든 법당의 문을 닫게 하고, 인적도 끊긴 채로,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석가탄신일에는 대웅전의 윤곽을 어느 정도 나타내고 싶은 심산인지, 분진 마스크를 한 인부들의 손발이 바쁘게 움직이며 막바지 뼈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

여행 이야기 2025.04.12

소쇄원의 봄 스케치

2024. 04. 01.기묘사화의 희생양 조광조를 떠올리는 소쇄원 조선 최고의 민간정원이라 일컫는 소쇄원에도 어느새 봄이 찾아와 상하지 연못 앞을 스쳐지나 외 나무다리 약작을 건너 광풍각을 지나 제월당 앞마당의 홍매와 뒤꼍의 매화는 자취를 감추고 온갖 봄꽃들이 소쇄원을 꽃동산으로 만듭니다산계곡을 따라 흐르던 물이 소쇄원 담장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광풍각에 오기 직전 폭포를 이뤄 산새소리와 더불어 은은한 화음을 연출합니다광풍각 뒤꼍의 바위틈에는 제비꽃이 옹기종기 스승 조광조를 기리는 소쇄공 양산보의 정성이 제비꽃으로 환생한 듯 봄볕에 파안대소합니다상하지 연못 앞 광풍각 앞을 흐르는 계곡물 건너 산자고 군락이 스승의 억울한 죽음을 통탄하듯 붉은 분노를 꽃잎 뒤에 숨긴 채 옅은 분홍꽃잎을 활짝 열고 오백 년을..

여행 이야기 2024.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