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26

🌺장성 백양사의 홍매화🌺

2023. 02. 26.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난 지 오래 건 만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산사의 밤을 견디며 너는 다섯 장 꽃잎 중 기꺼이 한두 개 내어 주며 봄을 기다리고 나를 기다렸구나 온전치 못한 너를 언덕배기에서 처음 발견하고 반가움은 잠시, 실망이 밀려왔던 것은 아마도 온전한 꽃잎 다섯 개가 반갑게 맞아주기를 오래전부터 내심 기대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한파 속 밤공기에 한 잎 내어주고 세찬 막바지 삭풍에 또 한 잎 내어주며 혹독한 늦겨울을 이렇게 버티고 있었건만 언제나 온전한 다섯 장의 꽃잎으로 한파 속에 피어 의연히 견뎌주길 기대했던 나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싶구나 끊임없이 자라나는 욕심을 탐욕이라 부르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경계하고, 이만하면 됐다고 다독이는..

봄 이야기 2023.03.04

🌺장성 백암산 백양사의 수양매화 꽃망울이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습니다🌺

지구촌의 오염이 심각하다 걱정하면서도 기상이변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극단으로 치닫는 전쟁과 민족 이기주의와 시대착오적인 기득권 집단의 고장 난 질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겨울과 작별하고 시나브로 봄이 찾아오는 산사의 담장밑에 빨갛게 익어가는 수양매화의 꽃망울이 (영구동토에 구멍이나 오래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보다 훨씬 강력한 전대미문의 공포로 죽음의 그림자가 되어 되돌아오는 끔찍한 세월을 경고하는 징조들이 서서히 인류가 감당할 수 없는 지각판의 리셋으로 여섯 번째 지구의 대멸종에 직면해 있건만) 쓰라리다 못해 시리고 아리고 아픈 가슴을 (배앓이로 칭얼대는 어린아이의 작은 배를 아이가 잠들 때까지 정성을 다해 쓸어주던 연약하지만 강한 어머니의 따스한 온기로) 쓸어 주려는 듯..

봄 이야기 2023.03.03

미리 가본 백양사 고불매

2023. 02. 26. 백양사의 천연기념물 제486호 고불매(古佛梅)는 3末4初에 만개하지요. 그때는 이틀정도 축제도 열립니다. 한 달 정도 앞서 보고 왔습니다. 대웅전 왼쪽 산등성이에서는 홍매화와 청매화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기 시작했지만, 고불매와 고불매와 이웃한 수양매화는 아직 꽃망울만 조그맣게 맺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도 고불매와 수양매화는 이쁘게 만개할 듯합니다. 오늘은 하릴없이 고불매의 꽃망울만 담아봤습니다.

봄 이야기 2023.03.02

꽃은 정직합니다

적당한 기온과 알맞은 햇살만 비춘다면 꽃은 언제 어디서나 활짝 웃고 있지요. 일월초에 제주에서 처음 본 매화가 장성의 백양사에서는 일부 피기 시작했지만 광교산 자락에서는 아직 춘래불사춘에 어울리게 오랫동안 파란 꽃망울에 조금씩 하얀 속살만 키우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이래로 피기 시작한 제주의 동백이 이제는 점점 시들고 있지만, 장성 백양사의 대웅전 오른쪽 언덕에 서있는 동백은 금세라도 터질 듯 부풀어 있습니다. 삼월의 끄트머리가 되면 고불매와 함께 만개할 동백을 기다리며 백양사의 봄기운이 조금씩 조금씩 약수천을 타고 백학봉으로 올라가면서 동백의 꽃봉우리를 톡톡 건드립니다. 아직은 미완인 동백과 새벽 한파를 녹인 아침햇살이 쏟아지는 백양사 동백 언덕에서 봄을 찾아봅니다.

봄 이야기 2023.03.01

산사(山寺)에 피기 시작한 청매화가 봄을 알립니다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청매화는 아직 차가운 산사의 밤공기에도 아랑곳 않고 하나둘 톡톡 터지니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나 봅니다. 경내 고불매 옆의 키 작은 청매화 와는 달리 대웅전 오른쪽 언덕배기 커다란 동백나무옆 청매화나무에는 여기저기 앙증맞은 매화가 한송이 두 송이 숨바꼭질 하듯 시야에 들어와 거무죽죽한 언덕배기 숲을 화사하게 바꾸며 봄기운은 약수천을 거슬러 올라 백학봉 위로, 겨울은 거역할 수 없는 계절의 흐름에 쫓기어 하릴없이 시절을 봄에게 맡기고 떠나갑니다.

봄 이야기 2023.02.28

백양사의 가을꽃

2022. 10. 13. 백양사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약수천변의 아기단풍이 아직은 푸른빛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2주 정도 지나면 울긋불긋 약수천 주변을 물들일 듯 합니다.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에 있는 백양사는 삼국시대 백제의 승려 여환이 창건한 사찰로, 스님의 불경소리에 백양들이 모여들어 백양사(白羊寺)라 개명하여 오늘날에 이르고있다합니다. 쌍계루와 약수천을 내려다보며 서있는 백양이 백양사 의 유래를 그대로 잘 이야기하고 있는듯 합니다. 백암산에 우뚝 솟은 백학봉은 약수천 작은 호수에도 멋지게 투영되고, 쌍계루앞 약수천에도 담겨있고, 심지어는 청운각 앞의 작은 연못에도 위엄있게 담겨 있어 붉은잉어와 황금잉어가 연못속의 백학봉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습니다. 백학봉을 빼고는 백양사를 설명할수 ..

가을 이야기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