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꽃 5

내장사는 가을 앓이 중

2024. 09. 29.한 달 정도 늦게 핀 여름꽃 지각쟁이 백양꽃(내장사에서는 내장상사화라 함)들이 단풍 터널길가에 다소곳이 가을의 서늘함에 떨고 있습니다.제주상사화가 서있던 자리에는 꽃무릇이 천하를 호령합니다.천왕문 앞 연못에는 절정기를 막 넘기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꽃무릇이 천왕문을 바라보며 천상에 가기 전 마지막 삶을 불태우고 있습니다.대웅전 중건이 시작되어 조금 어수선해 보이는 경내에서 바라보는 가을하늘이 오늘도 눈이 시리도록 파랬고, 그 정갈함이 속세에서 답답해진 가슴을 뻥 뚫리게 합니다.성급한 애기단풍이 조금씩 물들어가는 내장산의 가을은 정점을 향해 달려갑니다.일주문을 지나서 단풍터널이 조금씩 붉어지면, 내장사의 대웅전도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겠지요.

여행 이야기 2024.10.07

영광 불갑산 꽃무릇

2024. 09. 25.일 년 전 영광에 다녀와서 영광군 담당공무원에게 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꽃무릇 축제가 아닌 상사화 축제. 이웃한 고창 선운사와 함평 모악산은 꽃무릇 축제 심지어는 경남의 함양 상림숲도 꽃무릇 축제이고 분당의 중앙공원도 꽃무릇 축제라 부르고 있는데 오로지 영광군만 꽃무릇을 상사화라 하는 까닭은?상사화라 쓰고 괄호 열고 석산/꽃무릇이라 표기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꽃무릇 축제 명칭을 정하는 지역 공청회에서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화 차원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타 지자체의 꽃무릇 축제가 아닌 영광군 만의 개성 있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니, 꽃무릇은 지구상에서 오롯이 영광군에서만 상사화라 불리는 이해할 수 없는...... 하기사 요즘의 일상은 이해..

여행 이야기 2024.10.04

내장산 계곡 골짜기 백양꽃

2024. 08. 28.백양사 약수천 계곡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백양꽃이 백학봉 너머 내장산 계곡에서도 자생하고 있음을 작년에서야 알았다까딱했으면, 백양꽃 자생단지가 백양사 약수천 계곡에만 있다고 알고 먼 길을 떠날지도 모를 뻔했는데, 옛 어른들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언듯 떠오른다. 저승에 가기 전에 내장산 계곡에서 자생하는 백양꽃(가을가재무릇)을 볼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처음 백양꽃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만일 내장산 계곡에서 백양꽃을 처음 발견했다면, 백양꽃은 내장꽃으로 불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내장산 계곡의 백양꽃들이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독특하게도 예닐곱 종류의 상사화 중에..

여행 이야기 2024.09.21

백양사 백양꽃

2024. 08. 27.여름이 지나갈 즈음 열흘 남짓 만나게 되는 백양꽃 쌍계루 앞 약수천에서 시작해서 약수천 계곡을 따라 듬성듬성 피어있는 백양꽃을 찾아보는 늦여름의 즐거움알게 모르게 여기저기 사방에서 백양꽃을 만날 수는 있지만 여느 곳의 백양꽃 보다 백양사의 백양꽃이 색상과 모양이 비교불가 매혹적이기에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태로 거듭날 내년을 하릴없이 기다립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13

백양사에서 백양꽃(상사화)을 만나다

2022. 08. 20.새벽부터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마치 열대지방의 스콜같은 소낙비가 우산을 들었다놨다를 반복하게 하지만, 소낙비가 거목들의 잎사귀를 때리는 소리만 요란할뿐, 정작 바닥에 떨어지는 비는 늦여름에 가을을 재촉하는 순하디 순한 비가되어 촉촉하게 산사를 오르는 길의 먼지를 씻어준다.백양사 초입의 쌍계루앞에서 큰 물이 된 백양계곡의 맑은 물들이 약수천을 따라 무화정에 모이고, 무화정 곳곳의 수풀에서 백양꽃들이 세차게 비를 맞으면서도 떨어진 빗방울을 품어안은채 청아한 자태를 뽐낸다. 그냥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면 산책길 아래 피어있는 백양꽃을 만나기가 쉽지않을 뿐만아니라, 그저 흔한 나리꽃 정도로 지나치기가 쉽다. 따라서, 백양꽃에 관심 없이 지나친다면 백양꽃의 잔치에 초대를 받아도 백양꽃을 만나..

여행 이야기 2022.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