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5

봄날 아침 우화정(羽化亭)

2025. 03. 09.산속의 아침은 느지막이 여명이 내려오고, 순간적인 어둠을 극복하려 해가 산등성이를 넘어오면서 시작됩니다.어느새 봄을 한껏 품어버린 내장산 우화정의 아침도 그렇게 열리고 있습니다.어둠을 밝히는 아침해가 떠오르고 나면, 환한 아침볕이 부끄러워 우화정은 물안개에 몸을 가리려 하지만, 봄비 뒤에 기온이 오르기 시작해서 큰 일교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숨어있는지, 옅은 물안개가 힘없이 우화정 곁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갑니다.아직은 영하의 날씨에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산속의 새벽부터 아침 해돋이 직전을 지나 찬연한 햇살 아래 물안개가 피어나는, 그리고, 봄이 막 시작된 우화정을 몇 바퀴를 돌고 돌면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려 한 치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자욱한 물안개에 가..

여행 이야기 2025.03.10

만추 속의 우화정 해돋이

2024. 11. 25.늘 그랬듯이 단풍은 물들고 떨어지고 또 물들고 떨어지기를 쉼 없이 반복합니다.올 가을 들어 여섯 번째 찾은 우화정의 가을은 어쩌면 지금이 절정이지 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우화정의 단풍은 내장산의 다른 단풍잎들이 거진 떨어질 즈음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거기에 아침 해돋이가 시작되기 직전의 색감은 이루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깨끗하고 선명하기가 마치 단풍나무들이 우화정 맑은 물로 매일매일 정갈하게 목욕재계 한 듯 보이는데, 이는 늦가을의 심한 일교차가 만들어내는 물안개가 살포시 날아와 단풍을 씻어주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 아닌가 유추해 봅니다.아침해가 부지불식간에 내장산 단풍고개를 넘어오면, 곱게 물든 단풍잎들은 눈이 부셔 잠시 색감을 잃어버리고 어..

카테고리 없음 2024.12.03

물안개 자욱한 월영교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는 아침

2024. 08. 17.하지가 지난지 두달이 가까워 오면서 새벽도 게으름 피면서 늦잠을 자는듯 물안개 가득한 안동댐 물줄기 서서히 기지개 켜면서 폭염속 아침이 열린다먼동이 트면서 월영교 에워싼 물안개 서서히 조금씩 세력을 넓혀만 가는데 세상은 불식간 암울한 세력들 가득차 공포와 두려움 월영교 물안개 같구나惡한끝 없어도 善한끝 있다는 믿음이 어제를 이기고 오늘을 견디는 견인차 물안개 뚫고서 찬란히 떠오른 돌고래 마음에 담고서 그날을 기다려 보리라

여행 이야기 2024.09.07

물안개에 갇힌 월영교

2023. 11. 22.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자부하는 안동이 또한 호반의 도시라 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여명이 밝아 올 시각에 자욱한 물안개에 완전 점령되어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월영교 위를 걷다 보면 안동이 호반의 도시임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일출시간까지 환하게 밝혀주던 전등불이 꺼진 아침 7시가 지나고 열 시가 가까워 오건만 월영교는 여전히 물안개 속에 깊이 파묻혀 있습니다.찬란하게 비춰야 할 아침해가 물안개에 파묻힌 채로 둥근달의 모습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월영교를 여명 속에 가두고 시공을 초월한 채로 오전 열 시가 지나도록 동은 텄으나 어둠은 여전히 월영교를 뒤덮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태양빛을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물안개가 옅어지면서 강 한복판에 비친 태양이..

여행 이야기 2023.12.07

내장산 우화정의 새벽에 붙임

내장산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직전, 그리고 내장사로 진입하는 일주문을 통과하려면 반드시 지나야하는 고즈넉한 우화정이 탐방객의 거친숨을 잠시 고르게 합니다. 동이 트는 이른 새벽부터 온갖 산새들이 노래하고, 계곡을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가 심신을 정갈하게 해주니, 우화정을 감싸는 물안개를 헤치고 홀연히 신선이 나타날것만 같은 신비로움이 가득한 아침입니다. 우화정 지붕 끝에서 시작하는 해돋이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물안개가 쉼없이 이동하는 몽롱한 전경은 너무 특별하게 뇌리에 각인됩니다. 이른 새벽 부터 시작된 그림 같은 내장산 우화정이 시시각각으로 변신하는 신비스런 풍경은, 아마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탓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이리저리 자유분방하게 움직일 때 마다 어느새 여명을 지난 햇님이 동쪽 ..

가을 이야기 2022.12.13